이지안 삶의 기둥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그에게 남긴 말이다.
지안을 버티게 하는 힘이었던 할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그 뒤엔 든든한 ‘후계동 아저씨들’이 지키고 있다.
매주 수, 목요일 밤 세상의 모든 ‘이지안’을 위로해 주던 깊고 짙은 드라마가 끝이 났다.
‘나의 아저씨’는 캐스팅 단계부터 배우 이선균과 이지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많은 우려를 낳았던 이상한 애정 관계는 애초부터 없었고, 그 안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위로가 가득했다.
박동훈(이선균 분)부장은 세상 고난을 작은 몸으로 오롯이 버텨온 지안(이지은 분)에게 인간으로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애정을 줬다. 관심, 그리고 이해.
지안은 세상의 관심과 이해를 받지 못했다. 부모의 빚을 대신 떠안은 작은 소녀는 할머니를 지켜야 했고, 그래서 불의의 사고로 저지른 살인도 제 탓이라며 감당한 채 살아갔다. 빚 독촉은 여전했고, 살인마라는 꼬리표는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지안에게 세상은 무섭고, 지독하고, 여전히 낯선 곳일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박동훈 부장은 그가 마주한 또다른 세상이었다. 후계동 어른들은 그가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줬다.
후계동 어른들이 차린 마지막 밥상을 할머니에게 전하며 지안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안이 후계동을 떠나는 날. 후계동 어른들은 마지막으로 동네 한 바퀴를 걷는다.
“잘가요, 또 봐요.”
“감사합니다”
줄지어 걸어가는 이들의 발걸음에서 “이제 진짜 행복하자”라는 소리가 났다.
‘나의 아저씨’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정희네’에 모여 매일 마감도장을 찍던 후계동 어른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안이를 마음으로 응원해본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