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남자’ 여진구가 묵직하고 날 선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연출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13회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자백한 하선(여진구 분)이 역적 신치수(권해효 분)의 겁박에 무릎까지 꿇으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친국(임금이 중죄인을 친히 신문하는 일)하는 자리에서 하선이 죄인으로 가리킨 자는 이규(김상경 분)가 아닌 신치수였다. 억울함에 몸부림치는 신치수에게 “내 경고했지? 달래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제 내 너를 제대로 갖고 놀게야”라고 속삭인 하선은 그의 목에 검을 겨누며 짜릿한 복수를 예고했다.

달래(신수연 분)와의 애틋한 재회도 그려졌다. 신치수의 증인으로 친국 자리에 끌려온 달래는 한눈에 거짓 임금의 행세를 하고 있는 제 오라버니의 존재를 알아챘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순간 하선이 위험해질 것을 직감한 듯, “우리 오라버니는 이제 세상에 없다”는 달래의 거짓말은 하선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누이는 다시 또 작별의 순간을 맞았다. “평생 임금님 노릇을 할 수는 없지 않냐”는 달래의 송곳 같은 말에 마음이 쓰라렸지만 하선은 더 이상 궁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 그저 떠나는 갑수(윤경호 분)와 달래를 배웅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 하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달래의 마지막 인사에 눈물을 쏟는 하선의 모습은 가슴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날이 밝아오도록 이어지는 고문에도 끝내 자복을 거부한 신치수에게는 참수형이 내려졌다. 하선은 달래를 범한 신이겸(최규진 분)에게도 자자형(죄인의 얼굴이나 팔에 죄명을 문신하는 형벌)을 명하며 부자는 나란히 옥살이하는 운명에 처했다. 하지만 신치수는 옥중에서도 오직 주상을 밀어낼 궁리뿐이었다. 목숨까지 내놓고 더 포악하고 악랄해진 그의 계략은 하선을 더 깊은 위기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한편, 소운(이세영 분)은 자신이 더 이상 회임을 할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내의원에서 올린 백화차가 불임을 유발시키는 원인이었던 것. 충격과 슬픔에 빠진 소운을 지켜보던 하선은 그것이 대비(장영남)의 짓임을 깨달았다. 대비 앞에 찻잎이 든 함을 집어던지며 하선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규가 나서 자중시켰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김상궁(민지아 분)을 통해 하선의 정체를 알게 된 대비는 “참으로 재미진 구경이다. 저잣거리 광대놀음이 이만큼 재미질까?”라며 조소를 보냈다. 도발에 참지 못한 하선은 끝내 제 입으로 먼저 폐모 이야기를 꺼내며 대비와의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런 가운데 폐모의 절차를 위해 소운의 아버지 부원군(이윤건 분)를 모시러 간 이규가 가슴에 단검이 꽂힌 채 절명해 있는 유호준을 마주하는 충격 엔딩이 펼쳐지며 하선에게 드리울 위기를 암시했다.

이날 여진구는 극악한 역적 신치수를 향한 하선의 분노를 신들린 연기로 폭발시키며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누이 달래가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애처로운 눈빛과 눈물 연기도 단연 압권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드디어 시작된 하선의 통쾌한 복수”, “여진구의 강렬한 눈빛에 소름 끼쳤다”, “달래 떠나보내는 오빠 하선이의 눈물에 가슴 뭉클”, “왕 진구 만날 날도 얼마 안 남았네”,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갓진구”,“놀라운 연기다! 매회가 레전드 열연”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왕이 된 남자’는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월,화요일 밤 9시 30분에 tvN을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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