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티모테 샬라메 열연 돋보인 ‘더 킹: 헨리 5세’

넷플릭스가 다음달 1일 공개하는 영화 ‘더 킹: 헨리 5세’의 주연 배우 티모테 샬라메는 방황하는 왕자에서 강한 왕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br>넷플릭스 제공
짙은 눈썹 아래 우수에 젖은 눈, 오똑한 콧날에 앙다문 입술. 아름답고 지혜롭기까지 한 젊은 왕은 선대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일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리다. 영화 마지막까지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 마음도 그를 따라 흔들릴 법하다.

●넷플릭스 영화 첫 부산영화제 초청

역시 티모테 샬라메였다.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에서 그를 대체할 배우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앞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풋풋하고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그는 이번 영화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영화는 선대 왕들이 이루지 못한 프랑스 정복에 성공한 15세기 잉글랜드 왕 헨리 5세 이야기다. 잉글랜드 왕자 할(티모테 샬라메 분)은 소모적인 전쟁을 일삼는 아버지 헨리 4세에 대한 반발로 궁정을 떠나 가난한 동네 이스트칩에 머문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티모테 샬라메
●방황하는 왕자서 강한 왕으로 변모

프랑스가 그의 즉위식에 작은 공 하나를 선물로 보내 조롱하고, 프랑스 왕세제(로버트 패틴슨 분)가 도발을 하면서 할은 프랑스로 진군한다.

아버지를 미워하며 술과 주색에 빠진 방탕한 왕자가 왕이 됐으니 못마땅한 시선이 쏟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런 압박을 이겨내고 국민을 위한 왕이 되기로 했지만 전쟁이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방황하는 왕자에서 강한 왕으로 변모하는 스펙트럼 넓은 연기가 볼만하다.

●“어른에게 둘러싸이면 압박감 느껴”

샬라메는 지난 8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처럼 어른들(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나도 압박감이 있다. 영화 속 할도 분명히 그랬을 것”이라면서 “어린 시절 주변에서 많은 압력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은 그의 연기에 관해 “젊고 어린 배우가 이런 왕의 모습을 보여 준다는 것이 대단하다. 티모테처럼 감성이 풍부한 젊은 배우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극찬했다.

할의 친구이자 백전노장 사령관 폴스타프(조엘 에저턴 분)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법관 윌리엄(숀 해리스 분)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한다. 시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명대사의 향연도 이어진다. 넷플릭스 영화로는 올해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은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갖췄다. 일반 극장영화 못잖게 전투 장면의 규모가 큰데, 특히 프랑스와 싸우는 ‘아쟁쿠르 전투’ 장면은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오는 23일 일부 영화관에서 개봉하고, 다음달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 133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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