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3부로 나누더니 예고편 앞에 광고까지

쪼개기 편성에 항의하는 글로 가득 찬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시청자 게시판.<br>SBS 홈페이지 캡처
쪼개기 편성에 항의하는 글로 가득 찬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시청자 게시판.
SBS 홈페이지 캡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SBS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쪼개기 편성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부터 20분씩 3부로 나눠 방영한 데 이어, 18일 방송에서는 다음 편 예고 앞에도 광고가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감상을 방해했다는 비판이다.

SBS는 1부와 2부 사이에 프리미엄CM(PCM), 즉 유사 중간광고를 넣던 기존 편성을 바꿔 17일 10회 방송부터 총 3부로 나눴다. SBS는 이런 편성에 대해 “모바일 이용자들이 늘며 시청 패턴이 변화하는 추세라 편성을 다양하게 시도하기 위해 내부 논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모바일로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이 20분 이내 짧은 길이에 익숙하기 때문에 TV 역시 짧게 끊어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SBS는 지난해 종영한 드라마 ‘배가본드’ 첫회부터 3회 편성을 한 적이 있고, 간판 예능 ‘미운 우리 새끼’도 작년 4월부터 120분을 40분씩 3부로 나눠 방송 중이다.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SBS의 이런 설명을 그대로 믿는 시청자들은 없어 보인다. ‘스토브리그’ 시청자 게시판에는 “3부로 나눠 흐름이 다 끊겼다”, “차라리 9이닝으로 나눠라”, “광고가 선을 넘었다”는 등 시청자 불만이 넘쳐난다. 특히 이번 주 결방을 앞두고 예고편 앞에 광고를 편성한 걸 두고 “사실상 4부 편성”이라는 말도 나온다.

법적으로 중간광고를 넣을 수 없는 지상파 방송들은 광고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드라마와 예능을 중심으로 1개 프로그램을 2개로 나눠 방송하고 있다. 편성이 나뉘어 있으면 방송법상 문제가 없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2017년 37개였던 지상파 PCM 프로그램은 2019년 9월 기준 72개로 늘었다. 방송 환경 변화를 감안해 지상파 방송은 몇 년간 중간광고를 요구해 왔고, 방통위도 “매체 간 규제 형평성을 제고한다”며 올해 하반기 허용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엄연히 중간광고가 불법인 상황에서 PCM이라는 꼼수로 광고를 늘리는 것은 시청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TV와 모바일 영상 시청 패턴은 다르다. 지상파는 자구책이라고 하지만, 시청자는 꼼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수용자들의 형태가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나 PCM 확대로 인한 시청권 침해 요소는 존재한다”며 “장기적으로 소비자가 광고 시청을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도 지켜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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