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플랫폼 ‘퀴비’ 4월 론칭
美中 등 고품질 동영상 선보여
나영석·MBC 출신 PD들 도전
10분 안팎의 ‘숏폼’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영석 PD는 익숙한 콘텐츠를 10분짜리 영상에 담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선보였다.<br>tvN 제공
10분 안팎의 ‘숏폼’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영석 PD는 익숙한 콘텐츠를 10분짜리 영상에 담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선보였다.
tvN 제공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은 변하고 있는데, 70분짜리 방송을 던져 놓고 알아서 끊어 보라고 하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래서 아예 짧은 콘텐츠 여러 개를 묶었다.”

지난 10일 방송을 시작한 옴니버스 예능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금금밤’)를 통해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나영석 PD는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영상 시청 패턴이 10분 안팎의 ‘숏폼’(Short-Form)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잇따라 숏폼에 뛰어드는 추세다. 디즈니, NBC 유니버설 등의 투자를 받은 플랫폼 ‘퀴비’는 올 4월 출범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을 영입했고, 한 에피소드당 10분 이내로 구성된 고품질 동영상을 1년 안에 7000편 이상 만들 계획을 세웠다. 중국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 등을 중심으로 세로 화면의 오리지널 웹드라마를 선보였다. 중국의 경우 숏폼 일일 시청시간이 롱폼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분 안팎의 ‘숏폼’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 시작된 72초TV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br>72초TV 캡처
10분 안팎의 ‘숏폼’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015년 시작된 72초TV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72초TV 캡처
국내에서도 유튜브 채널 72초TV 등 빠른 화면 전환과 스타일리시한 구성의 숏폼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72초TV는 5분 안팎의 드라마 등을 선보이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짧은 길이에도 완결성과 서사를 갖춘 초단편드라마 ‘dxyz’는 지난해 국제 에미상 본심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에는 방송 PD들도 숏폼에 도전하고 있다. 나영석 PD의 ‘금금밤’은 노동, 요리, 과학, 스포츠 등을 주제로 각각의 10분짜리 영상 6개를 연달아 붙였다. 각각에 완결성을 추구하다 보니 제작비는 오히려 20~30%가 더 든다. MBC 출신의 예능 PD들을 영입한 카카오M도 20분 이내의 숏폼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미국 영화감독 자크 웨치터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퀴비 기자회견에서 짧은 영상물들을 촬영할 때 사용한 장치를 보여 주고 있다.<br>EPA 연합뉴스
미국 영화감독 자크 웨치터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퀴비 기자회견에서 짧은 영상물들을 촬영할 때 사용한 장치를 보여 주고 있다.
EPA 연합뉴스
숏폼 전쟁이 가속화하면서 결국 관건은 ‘맞춤형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긴 길이의 방송을 줄이거나, 기존 방송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와서는 경쟁력이 없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금금밤’도 형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기존에 나 PD가 해 오던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향후 콘텐츠적으로도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금금밤’은 나 PD의 전작들에 비해 낮은 2%대 시청률로 시작했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Z세대 중심의 콘텐츠 소비와, 이동 중 소비가 늘어나며 장기적으로 숏폼은 더 확산될 것”이라며 “형식 변화를 계속 시도하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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