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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한 공포·답답한 전개… 아동학대 풀어가는 방식 작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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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로젯’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왼쪽·하정우 분)이 딸 이나(허율 분)와 함께 외딴 시골의 대저택으로 이사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벽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누구나 느끼는 근원적 공포가 있다. 저 안에 누가 살지도 모른다는 예감, 언젠가는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공포. 영화 ‘클로젯’은 가까운 데서 목도하는 공포가 가장 무섭다는 걸 잘 아는 영화다. 영화 메가폰을 잡은 김광빈 감독은 어느 날 자다 눈을 떴을 때 눈앞에 살짝 열린 벽장에서 힌트를 얻어 가족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허율 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이를 찾아나선 아빠 상원(하정우 분)의 이야기다. 여기에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김남길 분)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렸다. ‘지직’거리는 비디오 영상 속 신명나게 굿을 하는 무당의 비극적인 최후로 끝맺는 인트로는 공포 영화의 기대감을 키우기 충분했다.

▲ 영화 ‘클로젯’ 포스터.
그러나 이후 장면들은 연이어 실망스럽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이 딸 이나와 함께 향한 곳은 외딴 시골의 대저택. 누가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날 법한, 제임스 완의 영화 ‘애나벨 집으로’ 같은 해외 호러 영화에 나올 법한 대저택이다. 너른 저택에서 1층을 쓰는 아빠와 2층을 쓰는 딸. 간간이 비명이 새어나오던 2층 방에서, 딸은 어느새 사라진다. 눈에 뻔히 보이는 비극적 결말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공포 영화를 볼 때 우리가 느끼는 답답함을 고스란히 상기시킨다.

영화에 청량감을 제공하는 것은 사라진 아이를 찾아주겠다고 나타난 퇴마사 경훈 역을 맡은 김남길이다. 그의 전매특허인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그러나 한국의 무당과 해외 오컬트 영화에서 본 퇴마사를 적절히 섞어 놓은 듯한 그의 퍼포먼스는 이질적이다. 2018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받은 허율의 연기는 귀신 들린 듯해 인상적이다. 아빠 상원의 손안에서 경기를 일으키며 뒤로 자지러지는 모습이 영화가 주는 공포의 최대치였다.

영화는 우리 주변의 아동학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데 방점을 둔 듯하다. 그런데 이를 풀어 가는 방식이 작위적이다. 아이를 돌보는 존재로서의 엄마, 육아에 소홀한 아빠라는 도식이 여러 가정에서 재반복되는 탓이다.

열한 살 아이 아빠를 연기한 하정우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미혼이지만 아빠 연기를 하는 어색함을 초보 아빠의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했다. 영화 속 아이 아빠는 초보 아빠를 연기하는 하정우에 가까웠으되, 상원 그 자체는 못 된 듯해 아쉬움을 남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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