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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 추모단체…“주민 갑질에 의한 사회적 타살”

아파트 경비원 추모단체…“주민 갑질에 의한 사회적 타살”

곽혜진 기자
입력 2020-05-12 16:05
업데이트 2020-05-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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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입주민의 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 최모씨가 근무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아파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0.5.12 뉴스1
12일 오전 입주민의 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고 최모씨가 근무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아파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0.5.12 뉴스1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지난 10일 주민의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가해자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밝혔다.

추모모임은 “2014년 11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가 입주민 갑질에 스스로 분신해 목숨을 끊은 지 6년이 지났다”며 “하지만 막말과 갑질, 폭력 끝에 경비원이 또다시 숨졌다. 강남과 강북에서 6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고령의 경비 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신하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는 “우리 주변 어디서나 이런 현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폭력 사건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비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어땠는지 반성하고 노동권 사각지대에 관해 관심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모임은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가해 주민의 사과 및 피해 보상, 아파트 경비노동자 관련 제도 정비 등을 요구했다. 최씨의 발인은 당초 이날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은 가해자로부터 사과받는 게 우선이라며 일정을 14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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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일부 입주민과 관리소장이 아파트 내 기자회견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경비원 최모씨의 추모 긴급기자회견을 외부에서 진행해 줄것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2020.5.12 뉴스1
12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일부 입주민과 관리소장이 아파트 내 기자회견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경비원 최모씨의 추모 긴급기자회견을 외부에서 진행해 줄것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2020.5.12 뉴스1
한편 이날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단체가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주민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20분가량 지연됐다. 결국 기자회견은 아파트 단지 밖 입구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이중으로 주차해놓은 차량을 밀어서 옮기려다 차주인 주민 B씨와 시비가 붙었다. 주민 등에 따르면 이후 A씨는 B씨로부터 지속해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 이달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A씨가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루어 보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B씨는 “(경비원을) 폭행한 사실은 없으며 주민들이 허위로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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