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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 특유의 로맨스가 이번에도 통했다.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14 38%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다. 김은숙 표 드라마가 인기가 많은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으뜸은 단연 훈훈한 남녀 주인공과 오글거리면서도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하는 대사일 것이다. 주인공들의 대사는 언제나 유행어처럼 번지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녀의 드라마 대부분은 당시의 시청률을 독점할 만큼 인기도 많았다. 하지만 그만큼 그녀의 드라마에는 용두사미 결말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엉뚱했던 그녀의 드라마 엔딩들을 모아봤다.

1. 파리의 연인 (2004)

애기야 가자’,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해!’라는 한기주(박신양)의 명대사부터 생각나는 드라마다. 평균 시청률 40.1%, 최고 시청률 51.5%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장안의 화제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결말에 대한 원성도 많았다. 한기주와 강태영(김정은)의 애틋했던 사랑 이야기가 결국 강태영이 쓴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드라마에서나마 대리만족 했던 시청자들은 그마저도 비현실로 낙인 찍혔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강태영의 일장춘몽에 놀아났다고 느껴서일까? 아직까지도 파리의 연인은 김은숙 작가의 역대급 황당한 엔딩 드라마로 꼽고 있다.

2. 시크릿 가든 (2010~2011)

시크릿 가든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굉장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김주원(현빈)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길라임(하지원)씨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등의 츤데레말투는 물론, 길라임의 케이프 패션 또한 큰 유행을 일으켰다. 하지만 35.5%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시크릿 가든도 용두사미 논란은 피해가지 못했다. 결말을 앞두고 길라임이 뇌사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해피엔딩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뇌사전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급기야는 방송 이후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두 주인공이 세 아이의 부모가 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기는 했지만, 마지막 회에 이르기까지 많은 구설수에 올랐던 드라마이기도 했다.


3. 태양의 후예 (2016)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까지도 태양의 후예열풍이다. ‘태양의 후예는 온전히 사전 제작으로 이루어지며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럼 살려요’,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등의 박력 넘치는 유시진(송중기)의 대사들도 여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용두사미결말의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탄탄했던 전반부의 내용과는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의 개연성은 약해졌다. 총상을 입고, 심정지가 오고, 구소련군 하 지하에 갇히는 등 목숨을 잃을 뻔한 큰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유시진은 불사조처럼 늘 살아 돌아왔다. 마지막 회에서는 ‘PPL의 후예라는 오명을 쓸 만큼 스토리와 무관한 PPL들이 넘쳐났다. 주인공들의 사랑, 알파팀과 의료진 팀 간의 훈훈한 동료애 등 모든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했지만 아쉬움은 지울 수가 없다.

다음으로, 결말보다는 엉뚱한 내용 전개로 논란이 됐던 드라마를 소개하겠다.
※ 신사의 품격 (2012)


신사의 품격은 다른 작품에 비해 완성도 있는 결말로 평가 받았다. 김도진(장동건)이 서이수(김하늘)에게 프로포즈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으며 자연스러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는 중간 김도진의 아들 콜린(이종현)’이 등장하며 내용이 산으로 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드라마의 중심 내용이 콜린의 아빠 찾기가 되면서 주인공 4명의 이야기가 소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린의 아버지가 김도진으로 판명이 나고, 문제아였던 콜린이 아르바이트도 하는 등 건전한 학생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논란은 마무리됐다.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주인공 4명의 사랑 이야기도 더욱 부각됐고,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으며 시청자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줬다.

용두사미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기다린다. 최근 그녀의 후속작 주인공으로 공유가 물망에 오르면서 네티즌들은 공유의 달달한 모습을 볼 수 있는지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그녀의 손길에서 또 어떤 주인공들과 명대사, 그리고 어떤 엔딩이 탄생하게 될지 기대해본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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