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부터 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혜자는 JTBC ‘눈이 부시게’로 TV 드라마 부문 대상을, 정우성은 ‘증인’으로 영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
김혜자는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후배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 위로 올랐다. 김혜자는 “생각도 안 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며 “김석윤 감독과 인생 드라마를 써주신 작가님 너무 감사하다. 평생 못 잊을 것 같다”고 감격했다.
이어 “‘눈이 부시게’가 작품상을 받았으면 했다. 대상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대본을 찢어서 왔다”며 준비한 종이를 꺼내 들었다. ‘눈이 부시게’의 엔딩 대사였다.
“내 삶은 때론 휑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오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런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대사를 마친 김혜자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무대를 내려왔다. 김혜자의 수상 소감을 지켜보던 배우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염정아와 한지민 등의 배우가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증인’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던 정우성은 “향기야. 너는 그 어떤 누구보다도 완벽한 파트너였어”라고 김향기를 향한 애정 어린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영화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그림자에 밝은 햇살이 비춰서 앞으로 영화라는 거울이 일상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TV 드라마 작품상은 tvN ‘나의 아저씨’, 연출상은 JTBC ‘SKY 캐슬’의 조현탁 PD에게 돌아갔다. ‘SKY 캐슬’은 여자 최우수 연기상(염정아), 남자 조연상(김병철), 여자 신인연기상(김혜윤)도 휩쓸어 4관왕에 올랐다.
백상예술대상은 무대예술과 영상예술 중흥을 위해 1964년 제정된 종합예술 시상식으로, 올해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했고 JTBC에서 생방송했다. 진행은 개그맨 신동엽, 배우 겸 가수 수지, 배우 박보검이 했다.
<이하 전체 수상자(작) 명단>
TV 부문
▲대상=김혜자(JTBC ‘눈이 부시게’)
▲드라마 작품상=tvN 나의 아저씨
▲예능 작품상=MBC 전지적 참견 시점
▲교양 작품상=KBS 저널리즘 토크쇼
▲연출상=조현탁(JTBC ‘SKY 캐슬’)
▲남자최우수연기상=이병헌(tvN ‘미스터 션샤인’)
▲여자최우수연기상=염정아(JTBC ‘SKY 캐슬’)
▲남자조연상=김병철(JTBC ‘SKY 캐슬’)
▲여자조연상=이정은(JTBC ‘눈이 부시게’)
▲남자신인연기상= 장기용(MBC ‘이리와 안아줘’)
▲여자신인연기상= 김혜윤(JTBC ‘SKY 캐슬’)
▲남자예능상=전현무(MBC ‘나 혼자 산다’)
▲여자예능상=이영자(MBC ‘전지적 참견 시점’)
▲극본상=박혜영(tvN ‘나의 아저씨’)
▲예술상=VFX 박성진(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V라이브 인기상=이지은(tvN ‘나의 아저씨’), 도경수(tvN ‘백일의 낭군님’)
영화 부문
▲대상=정우성(증인)
▲작품상=공작
▲감독상=강형철(스윙키즈)
▲남자최우수연기상=이성민(공작)
▲여자최우수연기상=한지민(미쓰백)
▲남자조연상=故김주혁(독전)
▲여자조연상=권소현(미쓰백)
▲남자신인연기상=김영광(너의 결혼식)
▲여자신인연기상=이재인(사바하)
▲신인감독상=이지원(미스백)
▲시나리오상=곽경택 김태균(암수살인)
▲예술상=촬영 홍경표(버닝)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