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는 21일 서울 중구 남산동의 한 식당에서 배급사 리틀빅픽쳐스의 설립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은 대기업의 독과점과 수직계열화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공공적 성격의 배급사를 통해 제작사의 창작성과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협이 주축이 된 리틀빅픽쳐스에는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명필름, 삼거리픽쳐스, 청어람 등 10개 회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제협은 리틀빅픽쳐스의 설립 배경으로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꼽았다. 제협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극장인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총 스크린수와 좌석 점유율은 70%에 이르며 CJ E&M과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3개 배급사의 점유율이 50%가 넘는다”면서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를 대기업의 복합상영관이 상영하면서 스크린독과점 등 불합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 극장 사업자가 제작사에 디지털 필름 상영료 등 극장 시설 비용을 징수하고 무료로 초대권을 발권해 제작사에 손해를 입힌 점 등도 지적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제작사들이 모든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데도 극장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공동 배급사 설립은 제작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유통업자들에게 권리를 침해당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빅픽쳐스는 11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 배급과 투자를 함께 진행하기 위해 지난 6월 5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인 부산영화투자조합 1호 등에 출자했다.
제협 회장인 이은 명필름 대표는 “11월부터 시나리오를 접수해 투자·배급할 작품을 선정할 것”이라면서 “1년에 3편 정도 배급하고 점차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