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각본 신연식, 관객과 대화
배우 유지태 사비로 관객 초청도
민간 독립영화전용관이 재정난에 부침을 겪고 있다. 강릉, 부산, 거제 등 전국 곳곳에서 휴관에 들어갔거나 휴관 위기에 놓여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서울 지역의 상징적인 공간, 인디스페이스도 예외는 아니다. 2007년 11월 서울 명동 중앙시네마의 한 개관을 대관하는 방식으로 문을 열어 독립영화 배급 및 상영에 활기를 불어 넣었던 국내 최초 독립영화전용관이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가 전용관 지원 방식을 바꿔 갈등을 겪다가 2009년 12월 문을 닫았다. 이후 극장 좌석에 이름을 새겨주는 ‘나눔자리 후원’으로 후원금을 모아 2년여 만에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재개관했다. 개봉작만 40~50편, 기획전까지 합하면 한 해 100편이 넘는 독립 영화를 상영하고, 3만명가량의 관객이 다녀가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종로 서울극장의 1개관을 빌려 운영하고 있으나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며 다시 휴관 위기에 놓였다. 대기업 멀티플렉스가 전용관 사업에 뛰어들고, 영진위 전용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탓이 크다. 영진위는 2014년 그간 지원해오던 민간 독립영화전용관들 대신 공적 지원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한 일부 멀티플렉스 전용관의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디스페이스가 생존을 위한 후원 상영회를 연다. 지난달 말 ‘세이브 아워 스토리, 세이브 아워 스페이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후원 캠페인의 하나다. 13일 이준익 감독의 ‘동주’가 상영된다. 제작과 각본을 맡은 신연식 감독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곁들여진다. 무료 입장이다. 대신 후원금을 모을 예정이다. 23일에는 ‘글로리데이’가 상영된다. 배우 유지태가 사비를 털어 관객 100명을 초청해 영화를 관람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앞서 유지태는 인디스페이스와 함께 독립영화 응원 상영회를 여덟 차례 열었다. 이번에는 인디스페이스 후원의 의미가 보태졌다. 인디스페이스는 앞으로도 후원 상영회, 후원의 밤 행사, 자동이체(CMS) 후원금 모집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광화문 시절 진행했던 나눔자리 후원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안소현 인디스페이스 사무국장은 “독립영화 전용관 운영은 비영리 성격이 커서 영진위 등의 공적 지원이 중요하다”며 “재정난 해소를 위해 자체적으로 고민도 많이 하겠지만 정책적인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