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된 세 편의 한국영화 중 앞서 상영된 ‘부산행’과 ‘아가씨’가 뤼미에르 대극장에 지핀 열기를 ‘곡성’이 제대로 마무리했다.
18일(현지시간) 자정을 훌쩍 넘긴 늦은 시간에 2시36분짜리 영화 ‘곡성’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성을 질렀다.
대형 스크린에 비친 일본 배우 구니무라 준이 극중 중요한 의미가 있는 동작인 카메라를 찍는 자세를 취하자 관객들의 박수는 한층 거세졌다.
한국영화에 처음 출연한 구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외지인 역을 맡았다. 외지인은 ‘곡성’의 영어 제목이 ‘THE STRANGER’(외지인)인 만큼 비중이 있는 역이다. 그는 이번이 칸의 첫 방문이다.
역시 칸에 처음 온 곽도원은 박수갈채가 7분 가까이 이어지자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뒷좌석에 앉은 여자친구 장소연을 안아주기도 했다. 장소연은 ‘곡성’에서 곽도원의 부인 역으로 나온다.
영화에서 무명 역을 맡은 배우 천우희는 칸의 첫 방문임에도 큰 동요 없이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나홍진 감독은 퇴장할 때도 박수가 끊이지 않자 소리를 지르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고, 곽도원 역시 크게 ‘땡큐’라고 말하며 관객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날 오후 10시께 시작된 공식 상영시간에 외국인 관객들은 문화적 차이에도 나 감독이 극중 사이사이 심어놓은 유머 코드에 웃음으로 반응했다.
‘곡성’은 처음 2시간 가까이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배치하며 오컬트적 이야기를 끌고 가다 마지막 20분가량 대혼란을 일으킨다.
본격적으로 인물간 갈등이 심화하고 긴장감이 최고조로 다다르자 관객들은 숨죽이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갔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박수갈채와 환호성만큼 좋았다.
프랑스 영화 비평지인 까이에 뒤 시네마의 평론가 뱅상 말로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곡성은 올해의 영화”라고 극찬의 말을 올렸다.
펠릭스 브리앙은 “이 영화가 경쟁 부문에 안 가고 비경쟁에 있는 것은 스캔들”이라며 “유머를 비롯한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바스티안 메르소느는 “내 인생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영화 중 하나를 봤다”며 “요즘 한국 영화계 안에서 봤을 때 가장 용기 있으면서 정치적으로 과감한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빅터라는 이름의 관객은 “배우를 15분간 비명 지르는 능력으로 뽑은 것 같이 모든 인물을 히스테리의 극단까지 몰아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