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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한 ‘JFK’는 1963년 발생한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멋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작품에서 당대 톱스타였던 케빈 코스트너(61)는 사건을 추적하는 짐 개리슨 검사로 나온다.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한 혐의로 체포되어 호송 중에 사망한 리 하비 오즈월드는 성격파 배우 게리 올드먼(58)의 몫이었다. 끝까지 사건을 쫓던 개리슨 검사가 6년이나 지나 사건의 배후로 기소한 기업가 클레이 쇼는 당시 TV에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기던 토미 리 존스(70)가 연기했다. 이들 세 배우가 다시 뭉친다는 것만으로도 영화팬들은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23일 개봉하는 ‘크리미널’이 바로 그런 영화다.

‘크리미널’은 기시감이 넘쳐나는 작품이다. ‘로보캅’(1987)에서부터 ‘페이스 오프’(1997), ‘소스코드’(2011) 등에서 접했던 설정들이 대테러 액션물이라는 범주로 복잡하게 묶였다. 인간적인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흉폭한 사형수 제리코(케빈 코스트너)는 어느 날 뇌 전문 박사 프랭크스(토미 리 존스)의 집도로 죽어가는 CIA 요원 빌(라이언 레이놀즈)의 기억을 이식받는다. 빌은 전 세계 동시 다발 테러를 막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제리코는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빌의 기억과 가족에 대한 감정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는 퀘이커(게리 올드먼) 지부장이 이끄는 CIA 런던 팀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에게 쫓기며 위기를 맞는다.

’데드풀’에서 괴짜 슈퍼 히어로로 나와 인기가 한창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첫 장면부터 시선을 붙들지만 카메오 수준이라 그만을 기대하고 극장에 갔다면 실망할 수 있다. 심지어 엔딩 크레디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케빈 코스트너를 워낙 좋아하고 존경해 특별 출연을 자처했다고. 레이놀즈의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앞으로 여성 슈퍼히어로의 대명사 원더우먼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갤 가돗이 달래주지 않을까 싶다. 베테랑 배우 3명에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 두 명까지 캐스팅은 최고인데, 백악관도 아무렇지 않게 박살 내는 요즘 액션물에 견주면 이 작품의 액션은 소박한 수준이다. 프랑스 파리 배경의 ‘쓰리 데이즈 투 킬’(2014)에 이어 영국 런던에서 장년 액션을 뽐낸 코스트너를 비롯한 노익장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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