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설적 록밴드 ‘퀸’과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노래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라미 말렉)을 수상했다.
AP통신은 “’벼락과 번개‘(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 중 일부)가 이변이 속출한 76회 골든글로브를 뒤흔들었다”며 이 작품의 수상 소식을 전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평론가와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진 경쟁작 ’스타 이즈 본‘은 물론, ’블랙 팬서‘, ’블랙클랜스맨‘,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등 쟁쟁한 작품들을 물리치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또 이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라미 말렉은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말렉은 수상 소감에서 “내게 평생의 즐거움을 준 프레디 머큐리에게 감사한다. 이 상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정말 멋지다(gorgeous)”라는 말로 머큐리에게 상을 헌정했다.
여우주연상은 ’더 와이프‘에서 노벨상 수상 작가의 아내로 열연한 71세의 글렌 클로스에게 돌아갔다.
클로스는 수상 소감에서 아버지에게 평생 헌신했던 자신의 어머니가 생각난다며 “우리(여성)는 개인적 성취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꿈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해 A급 스타들이 참석한 시상식장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클로스는 또 “나는 그걸 할 수 있어, 그리고 내가 그걸 하도록 허용돼야만 해라고 우리는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 탄생‘의 리메이크작 ’스타 이즈 본‘에 출연한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으나 클로즈에게 양보해야 했다. 대신 영화 삽입곡 ’섈로‘(Shallow)로 주제가상을 받았다.
스타 이즈 본은 오스카 수상작으로도 거론되는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이 점쳐졌으나 1개 부문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대신 인종차별이 있던 미국의 1960년대를 배경으로 천재 흑인 음악가와 다혈질의 백인 운전사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그린북‘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각본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처음으로 골든글로브의 사회를 맡은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의 첩보물 ’킬링 이브로‘로 TV 드라마 부문에서 역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샌드라 오는 또 개막 인사말에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나 ’블랙 팬서‘, ’블랙클랜스맨‘ 등의 작품을 통해 아프리카·아시아계 배우·감독이 대거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해서도 헌사를 보냈다.
샌드라 오는 “나는 이곳 관객들을 쳐다보며 이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었다”며 “바로 지금 이 순간은 진짜다. 왜냐하면 내가 당신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변화의 얼굴들. 그리고 이제 모든 다른 사람들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음을 입증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최고 외국어 영화상(’로마‘)과 최고 감독상(’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등을 비롯해 영화와 TV 부문을 통틀어 5개의 상을 휩쓸었다.
로이터는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비판이 최근 시상식들의 특징이었던 반면 올해 골든글로브는 좀 더 긍정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