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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유혹’ 강동원 신드롬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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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의 유혹’ 강동원
누가 10대의 지갑이 얇다고 했는가? 대중문화 소비주체가 ‘하이틴’ 못지않게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에 이르는 ‘로틴’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10대들만의 우상을 만들어낸다. 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어린 신부’의 문근영이 상반기 신드롬을 몰고왔다면 하반기 신드롬의 주인공은 개봉된 지 2주 만에 150만명을 기록한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이다.

고교생 교복을 입은 스타는 많다. 한데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와 한가인, ‘그놈은 멋있었다’의 송승헌과 정다빈, ‘내사랑 싸가지’의 김재원과 하지원은 성인과 10대들이 공유하는 스타다. 반면 문근영과 강동원은 10대들의 배타적 캐릭터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프리티 보이’ 강동원의 올 하반기 바람은 상반기 문근영의 그것을 능가할 것 같다. 10대 중에서도 여자 아이들이 영화 선택권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인 맥스무비에서 ‘늑대~’의 여성 예매율이 90%를 넘는다. 그래서 요즘 청춘영화들은 과거 소년들을 들뜨게 한 여주인공보다는 소녀들의 환상을 자극하는 ‘서방님’의 비주얼에 더욱 중점을 둔다.

어린 소녀의 감성 코드 자극에 주력하다 보니 ‘늑대~’는 강동원을 조한선보다 훨씬 자주 클로즈업한다. 강동원이 자주 눈물을 흘리는 것도 이들의 무시할 수 없는 티켓파워를 노린 전략이다.

소녀들은 강동원이 클로즈업되면 거의 까무러치고, 눈물을 흘릴 때는 따라서 운다. 완벽한 감정이입이다. 비 오는 날 강동원이 이청아의 우산으로 들어올 때 살인미소를 짓는 장면에서는 영화관이 콘서트장으로 변한다. 소녀들은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으로 호응한다. 이복누나인 이청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큰 눈 가득 고인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장면은 소녀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강동원은 요즘 드라마에서 신데렐라를 구원하는 재벌 2세형 왕자와는 다르다. ‘얼짱’이나 ‘킹카’라는 이름으로 변주된 비모범생이다. 그는 시골에서 전학온 어수룩한 ‘평범녀’를 무조건 좋아한다. 이는 ‘강동원은 내거’라는 소녀들의 달콤한 백일몽을 더욱 부추긴다.

81년생 강동원의 정체는 뭘까? 경남 거창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안산캠퍼스 기계과에 다닌다. 185㎝의 큰 키에 모델 출신.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 그리고 몇몇 CF 출연이 전부다.

강동원은 눈에 별빛이 그려져 있는 순정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잘 생기고 귀여운 캐릭터다. 소녀들은 이런 강동원의 눈빛에서 그들만의 슬픔을 본다. 순수·순진한 이미지에 일본풍이다.

남성다운 근육이 돋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절절한 보호본능과 모성애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마치 60년대 말 ‘꼬마신랑’ 김정훈의 2004년도 버전이라고나 할까. 직선적인 ‘마초’ 조한선과 달리 여자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여린 이미지를 풍긴다.(강동원과 조한선은 꽃미남의 극과 극이다) 그래서 한 인터넷 투표에서 ‘사귀고 싶은’ 남자가 아니라 ‘갖고 싶은’ 남자친구 1위와 국내 최고의 ‘여자보다 더 예쁜 메트로섹슈얼’로 뽑혔다.

인터넷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늑대~’와 같은 청춘영화들에 무슨 대단한 메시지나 철학이 없음을 누구나 안다. 드라마는 취약하며 대신 뮤직비디오처럼 비주얼만 강조돼 있다. ‘유치찬란’하고 비현실적이지만 10대들은 굳이 그 이유를 따지지 않는다. 청춘영화들은 기성세대의 이해를 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성인들이 보기에는 민망하거나 설득력이 약하다. 이런 가운데 강동원이 자신의 이미지 명줄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궁금하다.

서병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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