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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드라마 ‘봄날’ 타고 돌아온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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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겨울바람의 맹위는 언젠가 풀이 죽기 마련이다. 따뜻한 봄날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래서 ‘봄날’을 택한 걸까.


▲ 고현정
지난해 11월 “제 인생에도 ‘제2의 봄날’이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10년 만의 컴백을 알린 고현정(34)이 다가오는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결혼과 이혼이라는 인생의 큰 시련을 겪은 뒤 복귀작으로 택한 STV 특별기획 ‘봄날’(김규완 극본·김종혁 연출)이 무서운 인기바람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STV ‘모래시계’와 MTV ‘엄마의 바다’ 등을 익히 알고 있는 중장년층 안방팬들은 농축된 그의 눈물과 열연 앞에 ‘역시 고현정이야∼’라는 감탄사를 연발했으며 10년 세월도 비껴간 곱디고운 피부에 부러움 섞인 눈길을 던졌다. 까맣고 긴 생머리와 A라인 스커트에 운동화, 발목 양말 차림의 단아한 옷매무새는 벌써부터 새로운 유행 코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열정

요즘 ‘봄날’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군요. 고현정님 연기에 가슴이 아리고 눈물이 납니다”, “그녀의 재능이 천부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연기할 때에 인간성의 깊이가 드러나더군요”, “연기하고 싶어서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등 연기를 칭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10년의 공백을 이처럼 단시일내에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자연스레 몸에 배여 있는 연기 열정 덕분이다.

고현정은 노력파 연기자로 소문나 있다. ‘봄날’의 1, 2회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웠을 만큼 정독을 반복했다. 2회 끝부분에 나오는 몇 마디 외침 외에는 대사가 없지만 대본을 달달 외운 것은 실어증에 걸린 ‘정은’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제주도 북제주군 한림읍 비양도에서 촬영할 때는 세찬 바닷바람에 얼굴이 퉁퉁 부은 상태에서도 NG없이 연기에 몰입하는 근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메이크업과 너무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닷바람을 맞는 게 안쓰러웠던 제작진이 내복과 스타킹을 권했지만 듣지 않았을 정도다.

고현정의 맨 얼굴과 수수한 패션은 10부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후부터는 봄을 기다리는 여인처럼 화사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드러내고 감추는 전략

당초 고현정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로 컴백할 계획이었지만 복귀를 알리는 시점을 앞두고 돌연 ‘봄날’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고현정은 중장년층에게 일종의 향수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노출 빈도가 낮은 영화보다는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자주 일깨워줄 수 있는 TV매체가 컴백과 재기의 발판을 좀 더 빨리 마련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고현정은 철저하게 인터뷰나 촬영장 공개가 아닌 연기로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자 했다. 일거수 일투족이 자주 노출될 수록 신비감과 관심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소 두려움이 많은 편인데다 10년만의 컴백에 대한 부담감도 언론 노출을 자제하는 한 배경이 됐다. 결국 복귀를 선언한 뒤 고현정의 모습을 자주 접하지 못한 안방 팬들은 ‘어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10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여전히 예쁠까’하는 궁금증을 증폭시켰고, 이는 시청률 수치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봄날’의 1, 2회 방송이 각각 27.8%, 27.6%를 기록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제2의 봄날

‘고현정 효과’는 벌써부터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일 촬영을 끝낸 CF 컴백작인 KT의 ‘안’ 광고가 이달 중순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 그는 이 광고 한 편으로 무려 10억원대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화장품, 가전제품 등 5∼6개의 CF가 고현정을 모델로 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봄날’의 제작사인 싸이더스HQ도 고현정 덕에 카드사, 백화점, 지방자치단체 등 각 업체로부터 드라마 제작지원 요청을 받고 있다. 통상 1∼2억원인 제작지원비도 3∼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미 다음 작품 출연 제의까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영화를 할 지, 드라마를 할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자연인 고현정

뭐든지 잘 먹는 편이다. 특히 김치찌개만 있으면 어떤 조건에서도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평소 물병을 입에 달고 살며 비타민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게 피부관리의 비결이다.

제주도 강행군 때문에 촬영감독이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것을 본 고현정은 얼마전 배즙과 도라지 달인 물을 스태프 전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가수 이승기, 개그우먼 조정린 등과 가족처럼 지낸다. 특히 두 사람의 TV모니터링을 꼼꼼하게 해주며 연기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매니저와 연기자 등 소속사 식구들을 데리고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자주 식사하는 것도 고현정의 살가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습기자 snoo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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