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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의연예술사] 어깨 무거운 ‘공부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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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딸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니. 고교 졸업이후 20년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던 교육 문제가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 공부의 신
과도한 사교육비도 두통거리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아이들의 교육을 가장 많이 책임져야 할 학교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두 그런 것은 절대 아니겠지요. 하지만 나름대로 교육 전문가(우리나라 주부들이 대부분 교육 전문가이긴 합니다)인 아내의 귀띔에 따르면. 어떤 선생님들은 학원에서의 선행 내지는 심화 학습을 아주 당연하게 여기고 정작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는 소홀하게 임한다고 합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2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는 일선 교육 현장의 이런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적인 재미를 살리기 위해 과장을 보태긴 했지만. 자리 보전에만 신경쓰는 선생님들과 그런 선생님들을 제쳐놓고 족집게로 소문난 재야의 고수들을 끌어들이는 변호사. 이들 사이에서 교육자의 참된 양심과 기능이 무엇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여선생님이 출연해 저마다의 처지와 행동의 당위성을 실감나게 강조하고 역설하죠.

인기 드라마가 대부분 그렇듯 칭찬할 거리도. 비판할 거리도 각각 있어 보입니다. 우선 일부에서 제작진을 상대로 ‘공교육의 기능을 부르짖어야 할 공영방송의 드라마가 사교육을 칭찬하고 우선시하는 분위기로 몰아간다’며 무조건 비난을 퍼붓는 것은 약간 시기상조인 듯싶습니다. 극중 주요 인물들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지만. ‘학교는 명문대 진학 여부를 떠나 다가올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키워주고. 이를 위해 선생님과 학생이 손잡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장소’라는 것을 전하기 위한 기획 의도가 비교적 뚜렷하게 읽혀지기 때문이죠.

반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KBS 노동조합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제작비의 일부를 댄 모 대형 학원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드라마에 나온 공부 비법은 모두 우리가 전수한 것들”이라며 드라마의 내용을 홍보에 이용해 학생들로 하여금 드라마와 현실을 혼동하게 끔 슬쩍 유도하고 있어서인데요. 인기 드라마를 이용해 학원 홍보를 하겠다는 얄팍한 상술로 밖에 비쳐지지 않습니다. 협찬사와 제작진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건 영화건 일단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공부의 신’은 사정이 다릅니다. 한 마디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교육이란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므로 재미는 물론.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전하는 메시지와 제작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반듯하고 올바를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작진이 높은 시청률에 마냥 취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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