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en

  • 전체
  • 방송
  • 뮤직
  • 영화
  • 스타인터뷰
  • 해외연예

‘추노’ 속에 팍팍한 ‘현실’이 보인다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보고 있으면 머리 뒤끝이 싸하다. KBS드라마 ‘추노’ 속 대길의 매력에 빠져들다가도 송태하가 아슬하게 도망치면 마음이 놓인다. 신분의 족쇄를 벗어나려다 얼굴에 노(奴)와 비(婢)를 새긴 업복이와 초복이가 악질 양반에 시원스런 ‘총질’을 해대면 마음이 후련하다. 탄탄한 구성과 배우들의 열연 때문에 쉽게 감정이입이 된 것일까. 해답은 의외로 다른 곳에 있다. 현실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 KBS2 드라마‘추노’


◇ 추노꾼 부장을 아십니까

한 IT업체에 근무하는 김희철(46·가명) 부장은 최근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일욕심 많기로 유명한 김 부장의 새로운 별명은 다름아닌 ‘추노꾼’. 김 부장으로부터 수시로 떨어지는 업무 지시에 부원들은 숨쉬기조차 어렵다. 대길의 출중한 무예에 도망 노비들이 순해지는 것처럼 부원들 역시 김 부장의 저돌적인 스타일에 일언반구 대답조차 하기 어렵다. 극중 대길에게 쫓기는 노비들과 부원들의 심정이 겹치는 순간이다.

추노의 현재는 잔혹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권추심’.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재미있게 보아 넘길 수만은 없다. 이유를 막론하고 돈 떼먹고 도망간 사람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수모와 폭력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현실속 직업과 비교한다면

매체비평 사이트 ‘미디어스’에 ‘이종범의 TV익사이팅’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파워블로거 이종범씨가 ‘추노의 직업과 현실의 직업’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늦은 밤 하늘에 별이 그득해질 때까지 일에 손을 놓지 못하는 노비 업복이는 ‘월급쟁이’. 신념을 위해 목숨마저 버릴 기세인 송태하는 ‘군인’. 윗분들의 눈치에 따라 친분따위는 예사로 버리는 오포교는 ‘부패경찰’로 비유했다. 노비에서 양반이 된 언년이는 ‘자수성가한 사업가’. 좌의정 이경식은 잘나가는 ‘국회의원’으로 꼽았다. 전형적인 ‘잡놈’의 모습을 보여준 대길은 현대판 ‘해결사’라고 명명했다.

◇대길은 그래도 대길!

‘추노’속 인물은 하나같이 모두 거칠고 강인한 캐릭터. 그들의 성격을 가장 대변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몸이다. 이른바 ‘짐승남’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몸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열망은 ‘추노’의 인기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이다.

그렇다면 ‘추노’속 짐승남 가운데 연애하고 싶은 남자는 누구일까. 대중문화전문웹진 O₂가 지난 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의뢰해 ‘추노’를 시청하는 직장인과 구직자 176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 조사한 결과.‘대길’이 가 남녀 모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연애하고 싶은 남자’로 여성 응답자의 51.5%가. ‘여자 형제에게 연애하라고 소개해주고 싶은 남자’로 남성 응답자의 44.0%가 대길을 꼽았다. 성격과 신분을 뛰어넘는 짐승남의 강함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연애조건이 된 것이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