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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며느리 김희정 “집집마다 진상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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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KBS2 ‘수상한 삼형제’에는 아주 특별한 배우가 있다. 극중 시어머니와 남편의 모진 구박을 견뎌내면서 무던하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주부 도우미 역의 배우 김희정(40)이다. 1991년 SBS 1기 공채탤런트로 연기에 입문해 무려 20년 가까이 무명 연기자 생활의 끝에 활짝 만개한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의 중심축을 단단히 이끌고 있다. ‘수상한 삼형제’의 간판 배우로 존재감을 빛내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국민 며느리’로 등극한 김희정이 20년 배우생활을 통해 얻은 연기 철학을 고백했다.


▲ 김희정
◇도우미가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켰다

“새벽까지 촬영하느라 얼굴이 조금 부었어요.” “모처럼 정장을 입으니까 어색한걸요.”

김희정은 종달새같다. 평소 인터뷰를 잘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지만 모처럼 잡힌 인터뷰에서 털털한 평소 성격을 감추지 않는다.

“제가 뭘 숨기고 감추고 그런 걸 잘 못해요. 그래서 인터뷰도 잘 안하는데 같이 연기하는 오빠들한테 한소리 듣기도 해요. 여배우는 신비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신비감을 만들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생긴대로 편하게 살기로 했다는 그는 먼저 최근 마음 고생했던 ‘막장논란’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김희정은 “우리 드라마가 막장이기만 하면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지 못했을 거예요. 여러가지 논란을 일으킨 것들은 결국 가족애를 그리기 위한 과정인거죠. 처음부터 끝까지 화목하기만 하면 그건 성인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드라마가 아닐까요”라고 강조했다.

드라마속에서 자칫 ‘진상’으로 비쳐지는 인간 군상들도 결국은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희정은 “집안마다 다 속썩이는 사람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런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 드라마에서 도우미 역을 하면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더 단단해졌다는 고백이다. 이전에는 가족들 때문에 속상한 일이 생기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라고 생각했지만 도우미 역할이 그를 많이 강하게 만들었다.

‘견뎌내고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김희정은 “‘조강지처클럽’때 당시 오현경씨가 그 작품을 통해 많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무명인생 끝에 만난 문영남 작가가 은인

김희정은 이름 없는 배우였다. KBS2 부부클리닉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 유부남을 유혹하는 여자 역이나 남편을 빼앗기는 주부 역으로 주로 등장했다. 그러다 문영남 작가를 만나 비로소 이름을 얻었다.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는 모습을 지켜본 문 작가가 자신의 드라마에 러브콜을 보내와 문 작가의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배신자(2006년 ‘소문난 칠공주’)-모지란(2007년 ‘조강지처클럽’)-도우미(2010년 ‘수상한 삼형제) 캐릭터로 유명 배우 반열에 올랐다.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 문영남 작가는 평생 고마운 이름이다.

김희정은 “문영남 작가님은 저에게 은인이예요. 배우와 연기자를 떠나 제게 늘 섬세하게 조언을 해주는 친구같은 분이죠. 고마움은 한번에 갚을 순 없고 살면서 두고두고 갚아드려야죠”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한창 예뻤던 20대에 뜨지 못한 설움 같은 게 있을 법도 하지만 그는 전혀 없다고 손사레를 친다. 1991년에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단역 배우로 활동해온 그는 자신의 그릇이 그만큼이라고 생각하며 단역도 최선을 다했다. 적은 돈이지만 열심히 저축하면서 생활했다.

오랜 무명생활 때문에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한다’는 철칙이 생겼다. 어떤 배역이든 들어오면 그 작품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의 연기 철학이다.

김희정은 “배신자도 모지란도. 또 지금은 도우미도 그래요. 그냥 연기를 하는 거지. 남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그런건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역이 들어오면 만들어가는 게 배우인거지. 난 이런 것만 하겠다 그런 생각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극중 엄마인 이보희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평소에는 잘 실감하지 못했는데 최근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다. 바로 목욕탕에서다. 아침에 동네 목욕탕에 가서 ‘목욕삼매경’에 빠져있는데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몰려와 알은체를 했다. “하필 벗고 있는데 알은체 하시니 난감했어요”라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린 김희정은 이름이 알려질수록 책임감의 무게를 느낀다.

“어렸을 때는 거침이 없었지만 이제는 점점 책임감이 무거워져요. 어젯밤에는 잠자기 전에 그런 생각이 드는거예요. 이 나이에 내가 무슨 복이 터져서 이렇게 좋은 배역을 맡았을까 그런 생각이요. 게다가 드라마도 잘되니까 행복해요.”

이 배우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배우는 바로 함께 출연하는 이보희 선배다. 연기면 연기. 몸매면 몸매 부럽지 않은 게 없다.

“연기도 잘하시고 얼굴도 너무 예쁘시잖아요. 게다가 이건 비밀인데요 특히 엄마(이보희)가 가슴이 예뻐요.(웃음) 저는 좀 빈약해서 늘 부러움의 대상이예요.”

이달 중순께 이 드라마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못한 운동과 여가생활을 즐길 참이다. 미뤄둔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비워낸 만큼 채울 작정이다.

“거지 역할도. 영부인 역할도 다 해보고 싶어요. 또 어떤 배역을 맡게 될 지 모르지만 즐겁게 기다릴래요.”

김영숙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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