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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딛고 성숙한 웃음주는 개그맨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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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개그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개그맨 김준호(35)가 복귀 후 처음으로 그간의 마음 고생을 드러냈다. 지난해 8월 도박 파문으로 10개월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지난 5월 KBS2 ‘개그 콘서트’ 무대로 돌아온 그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다시 찾은 무대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MC와 쇼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김준호가 올해의 계획을 밝혔다.

▲ 김준호


◇개그 콘서트 ‘조아족’으로 웃음몰이

“지난해 8월에 개그맨을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말문을 연 김준호는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게 개그이고 개그를 할때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떠날 수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 5월 직접 아이디어를 짠 코너 ‘조아족’으로 첫 복귀 무대에 섰을 때의 감격은 지금도 생생하다. 자숙 기간 동안 말없이 기다려준 ‘개그 콘서트’ 식구들에게는 평생 천천히 고마움을 갚을 생각이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기다려준 ‘개그 콘서트’의 박중민. 김석현 PD를 비롯해 격려를 아끼지 않은 동료 개그맨 김대희. 김병만 등에게 특히 고마움을 전했다.

“당시 파문이 터졌을 때 ‘개그맨 K’라는 이니셜 때문에 오해를 받았던 김병만에게 특별히 고맙다. 병만이는 당시 ‘개그맨 K’로 오해를 사 CF가 취소될 만큼 피해를 봤는데도 조용히 견뎌줬다. 또 (김)대희 형은 내가 하차해 없어질 뻔 했던 코너 ‘씁쓸한 인생’을 흔쾌히 맡아서 해줬다. 남이 하던 코너의 배역을 맡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대희 형은 서슴없이 맡아 잘 이끌어줬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보니 “개그가 천직이라는 걸 알았다”는 김준호는 요즘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에서 펄펄 뛰고 있다.

‘조아족’에서 특유의 어눌하면서 정감이 가는 캐릭터를 통해 ‘웃음 폭탄’을 터트리고 있다.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영화 패러디 개그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듬뿍 담긴 코너다.

◇‘디시인사이드쇼’ 단독 MC 도전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지금까지 정통 개그에만 몰두해온 김준호는 최근 활동 영역을 넓혔다. 케이블 채널 Y-스타의‘디시인사이드쇼’ 메인 MC를 맡아 숨겨놓은 진행자 실력을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단독 MC의 경험이라면 결혼식이나 칠순 잔치 사회가 전부였는데 방송은 이번이 처음이다.(웃음) 나 자신을 트레이닝 해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쇼’는 ‘개죽이’ 등 패러디 사진으로 유명한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사진과 동영상을 소개하는 신개념 엽기 코믹쇼다. 사이트의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게스트들과 유머를 주고 받는 것이 시청 포인트다.

평소 인터넷에서 자료 조사를 많이 하고 하드코어를 좋아하는 터라 마치 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진행하고 있다.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고. 나 자신이 하드코어적인 취향이 있어서 ‘디시인사이드쇼’가 무척 잘 맞는다. 앞으로 개그맨들과 디시인사이드 유저들의 배틀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


▲ 김준호


◇개그 활성화 사업도 박차

김준호는 개그 포털 사이트 ‘개코리’(www.gakori.com)를 오픈하고 남다른 사업 능력도 발휘하고 있다. 개그맨들이 설 수 있는 방송 무대가 좁기 때문에 개그의 마당을 넓히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120여명 인기 개그맨들의 개그동영상을 비롯해 개그맨들의 개인기 및 평소 생활상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방송에서 개그 프로가 자꾸 없어지고 심의는 점차 강화되면서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결국 인터넷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한 사업이다. 후배들이 무척 적극적으로 참여해 든든하다.”

또한. 대전에서는 웨딩대행업체 ‘웨딩콘서트’를 운영 중이다. 개그는 물론 MC. 사업 등 다양하게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김대희와 듀엣을 결성하고 극장용 개그쇼 ‘투메디언쇼’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두 사람이 선보였던 코너를 비롯해 새로운 개그와 개인기를 마음껏 선보이는 자리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 순회공연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통해 그가 결국 얻고 싶은 것은 단 하나. 바로 자신의 복귀를 탐탁지않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에게 용서받는 것이다.

“지난해 물의를 일으킨 뒤 10개월 동안 활동을 쉬면서 시청자들께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지금도 나를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 이왕 복귀했으니 아직 용서해주지 않은 분들을 웃기는 길이 용서받는 길이 아닌가 싶다.”

⊙ 김준호의 최종 꿈은?

김준호에게는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바로 코미디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다. 그가 사업을 하고 드라마 카메오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모두 영화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촬영 테크닉을 많이 배웠다”며 더욱 열심히 ‘눈동냥’해 영화감독의 면모를 갖추겠다고 각오를 펼쳤다.

국내에서 롤 모델은 개그맨 선배 심형래다. 김준호는 “어린이 코미디 영화를 제외하고 개그맨이 감독으로 성공한 사례가 심형래 선배뿐”이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외국 배우로는 주성치나 짐 캐리. 기타노 다케시 등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스토리 라인이 탄탄해서 ‘유치하다’는 소리 절대 듣지 않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코미디 영화를 만들겠다”는 그는 요즘도 꾸준히 메모하고 영화 아이디어를 채집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김영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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