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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여신 ‘요조’ 가수·배우·DJ·CF모델로 종횡무진…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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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엔터테이너는 아이돌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인디 뮤지션 가운데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홍대 여신’으로 잘 알려진, 그러나 이 호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싱어송라이터 요조(본명 신수진·29)가 그렇다. 장기하와 함께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신세대 아이콘으로 불쑥 떠오른 그녀다. CF에 출연하고 사진전에도 얼굴을 비추더니 최근에는 공중파 라디오(KBS FM) DJ 자리까지 꿰찼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카페 느와르’에도 출연했다. 그 와중에 2년 만에 새 앨범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도 발표했다.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요조를 만났다.


▲ 요조
●가수·배우·DJ… 아이돌 못지않은 ‘멀티엔터’

→수식어가 너무 많다.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가수, 영화배우’로 소개돼 있던데.

-스무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뒤로 가장 고민이 컸던 부분이 이름 뒤에 직업을 뭐라고 적을까였다. 도대체 나는 뭐하는 사람일까, 하는 스트레스가 정말 많았다. 첫 앨범을 냈을 때 직업란에 뮤지션이라고 적을 수 있어 감개무량했다. 그때 기분이 어렴풋이 든다.

→2010년에만 세편의 영화에 나왔다. 최근 ‘조금 더 가까이’ ‘카페 느와르’에서는 정극 연기를 펼쳤는데, 영화를 통해 얻은 게 있나.

-원래 나의 표현 수단은 음악인데 영화로 해야 하니까 왼손으로 양치질하고 왼손으로 밥 먹고, 뒤로 걷는 기분이었다. 안 쓰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 같아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 짜릿함도 느꼈다.

→‘외도’한다고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을 텐데.

-면전에서 직접 욕하는 사람은 없더라(웃음). (정색하며) 스스로 음악이 뒷전이었다고 느낀 적은 없다. 내 정체성은 음악하는 사람이다. 음악을 하며 만난 인연에 충실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다.

●“나의 정체성은 음악하는 사람”

→음악 얘기를 해보자. 새콤달콤, 상큼발랄이 요조의 이미지인데 이번 앨범은 느낌이 다르다.

-일부러 다르게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며 맞는 음악을 찾아가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성숙해졌다고 할까.

→왠지 (가수) 장필순 느낌이 묻어났다.


-그런가? 기분 좋은 말이다. 예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선배님이다. 어떻게 저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존경했다. (장필순 선배의) 8년 만의 콘서트도 직접 찾아가 봤다.

→앨범 표지의 기린이 인상적인데.

-(눈을 빛내며 카메라를 꺼내들더니) 지난여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했을 때 우연히 찍었다.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다. (목이 길어) 남들보다 훨씬 멀리 볼 수 있는데 광활한 초원에 아무것도 없다면 얼마나 외롭겠나. 함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감정들이 이번 앨범에 많이 들어가 있는데, 기린이 이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아 사용했다. 원래 고독하고 쓸쓸함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기도 하고….

→‘홍대 여신’으로도 유명하다.

-그 별명엔 관심없다. 어떤 분은 홍대 여신 계보를 말하기도 한다. 계보? 그런 건 잘 모른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인터뷰할 때 ‘그 이야기는 빼주세요’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솔직히 지겹다는 생각도 한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다. 지금 홍대엔 신전도, 여신도 넘쳐나니까(웃음).

●주류 비주류 경계 무너뜨린 아이콘

→인디 문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도 부담스럽겠다.

-기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장단점이 있다.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홍대 문화’ 전반을 대표하는 것으로 비쳐져 반감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홍대 문화가 관심을 받고, 보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다.

→음악을 시작했을 때 힙합, 랩을 했다고 들었는데.

-중·고등학교 때 갖고 다닌 CD 케이스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흑인일 정도로 흑인음악을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조금씩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포크가 더 좋아지고, 기타 소리가 더 좋아졌다.

→그래서인가. 노랫말에서 감수성이 넘쳐난다.

-말을 잘 못한다. 느릿느릿하니까 남들이 답답하단다. 싸울 때도 글로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말로 하면 안 되니까(웃음). 내게는 말보다 글이 더 편하고 좋은 방식이다.

→라디오 DJ 활동은 어떤가.

-얼마 전, 한 초등학생이 무엇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느냐고 문자를 보내왔다. 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사람들이 조금 더 낭만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뮤지션으로서의 지향점은.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완전히 교감하고 찰떡처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길게길게 가고 싶다. 그들이 몇 명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11-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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