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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록밴드 ‘이글스’ 첫 내한공연] 40년 목마른 기다림… 벅찬 감동 1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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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멤버 뭉쳐 초반부터 히트곡 열창 앙코르 3곡 등 30여곡 시원하게 쏟아내

 1971년 여가수 린다 론스태드의 반주를 담당하는 밴드가 있었다. 누구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1972년 이글스라는 이름으로 레코드사와 정식계약을 맺고 데뷔앨범 ‘이글스’와 싱글 ‘테이크 잇 이지’를 발표했다.

 꼭 40년 전, 미국이 자랑하는 명품밴드 이글스의 시작이다. 1982년 음악적 견해 차이로 깨졌지만 1994년 다시 뭉쳤다. 당시 한국 팬들도 환호했지만 먼 발치에서 바라볼 뿐. LP나 라디오, 혹은 DVD로 공연실황을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이글스가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 ‘롱 로드 아웃 오브 에덴’에서 혼신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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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캘리포니아’에 관객들 열광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시작 1시간여 전에 이미 올림픽대로부터 일대 도로까지 주차장으로 변했다. 약속된 오후 8시가 다가올수록 공연장을 촘촘하게 메운 1만 1000여명의 팬들은 숨을 죽인 채 기다렸다. 글렌 프라이(63·기타), 돈 헨리(64·드럼), 조 월시(64·기타), 티머시 B 슈미트(64·베이스) 등 전성기 멤버가 고스란히 뭉친 터라 더 설렜을 것.

 내한공연에서 ‘18번’은 막바지나 앙코르에 배치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이글스는 달랐다. 6번째 곡으로 대뜸 필살기를 꺼내들었다. 트럼펫 간주와 맞물려 익숙한 기타 전주가 흘러나왔다. 무대 뒤로는 석양이 질 무렵 듬성듬성 야자수가 놓인 황량한 캘리포니아의 낯익은 풍경(1976년 발표한 ‘호텔 캘리포니아’ 앨범 재킷)이 펼쳐졌다. 눈치를 챈 관객들의 함성으로 데시벨은 한껏 치솟았다. 팝 역사상 최고의 명곡 으로 꼽히는 ‘호텔 캘리포니아’. 1976년 발표됐지만 그보다는 재결성 직후인 1994년 내놓은 ‘헬 프리지스 오버’ 앨범에 삽입된 라이브가 더 유명한 곡이다.

 너무 빨리 불을 붙인 건 아닐까. 기우였다. 한 호흡을 건너뛰더니 티머시 B 슈미트가 특유의 구슬픈 고음으로 또 다른 히트곡 ‘아이 캔 텔 유 와이’를 불러 들뜬 분위기를 이어갔다.

 잠시 숨을 돌리고 무대에 돌아온 4명의 노병들은 어쿠스틱 기타를 메고 앉았다. 이번에는 주거니받거니 솔로 곡을 불렀다. 이글스란 밴드가 특별한 까닭은 탄탄한 연주는 기본인 데다 멤버 전원이 전혀 다른 컬러의 메인 보컬로 손색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웬만한 아카펠라 그룹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화음도 일품. 기타를 훑는 손놀림과 착착 감기는 드럼 연주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노장들이 27곡을 쏟아낸 뒤 무대에서 사라지자 팬들은 간절하게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연호했다. 잠시 뒤 ‘테이크 잇 이지’와 ‘데스페라도’ 등 한국 팬들이 꼭 듣고 싶었던 3곡을 선물로 안기고 190분의 평생 잊지못할 무대를 끝냈다. 보통 내한공연에서 많아야 20곡 안팎임을 감안하면 40년 묵은 갈증을 풀기에 충분했다.


●무대서 사라지자 팬들 “앙코르 앙코르”

 공연을 주최한 CJ E&M 관계자는 “이글스 몸값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는 건 애초 무리”라면서 “구매력을 가진 중장년층이 이글스처럼 차원이 다른 공연을 직접 경험토록 해 공연장을 찾는 층을 넓혀 간다는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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