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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TV드라마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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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안방극장은 흉년에 가까웠다. 평균 시청률 20%를 넘긴 작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만고만했다. 유명 작가와 PD들의 귀환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하반기 안방극장 기상도를 미리 들여다봤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사극의 역습이다. MBC 월화극 ‘짝패’를 제외하고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사극이 하반기에 대거 안방극장에 상륙하는 것. 지난 4일 SBS 월화극 ‘무사 백동수’가 포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일에는 KBS 수목극 ‘공주의 남자’, 25일에는 MBC 월화극 ‘계백’이 첫 방송에 들어간다. 한달에 3편의 사극이 동시에 경쟁을 벌이는 셈이다.

사극은 현대극에 비해 2~3배가량 제작비가 더 들지만 시청 연령대의 폭이 넓고 한번 바람이 불면 시청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방송사에서도 선호하는 장르다. 성공하면 장기간 광고 판매는 물론 해당 방송사의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크다. 대표적 예가 지난해 빅히트한 ‘추노’다. ‘무사 백동수’는 조선 3대 무인으로 꼽히는 협객 백동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타일리시한 사극을 펼쳐 보이고 있다.

‘공주의 남자’는 계유정난(조선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좌의정 김종서 등을 살해한 사건)을 배경으로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했다는 상상력을 동원했다.

‘계백’은 백제의 명장인 계백 장군을 재조명한다.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되기 전 7일간 궁에서 벌어진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뿌리깊은 나무’(SBS)도 9월에 방송될 예정이다. 한석규가 세종대왕 역을 맡아 1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추노’에 이어 ‘공주의 남자’의 제작을 맡은 최지영 KBS 책임프로듀서(CP)는 “최근 사극이 궁중 사극에서 벗어나 소재나 형식 면에서 다룰 수 있는 소재가 다양해졌고, 복식이나 영상미 면에서 퓨전적인 요소를 가미하기도 좋다.”고 ‘사극 열풍’ 요인을 분석했다. 스타 캐스팅 부담이 덜한 점도 방송사들이 사극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 CP는 “현대극은 스타 연기자 한두명의 매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사극은 스타급이 아니어도 캐릭터 연출과 극본을 통해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설사 주연이 조금 약해도 탄탄한 조연과 조화를 이루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에 스타 캐스팅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스타 작가와 PD들의 잇단 귀환이다.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PD는 9월 방송 예정인 SBS 월화극 ‘물망초’로 4년 만에 호흡을 맞춘다. 수애가 여주인공에 낙점돼 김수현 사단에 합류했다. 지난해 꿈의 시청률 50%를 달성했던 ‘제빵왕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도 오는 10월 방송되는 KBS 수목극 ‘영광의 재인’을 들고 돌아온다.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클럽’ 등을 히트시킨 문영남 작가는 SBS 주말 드라마 ‘폼나게 살거야’(10월 방송 예정)로 컴백한다.

‘선덕여왕’을 흥행시켰던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뿌리깊은 나무’의 집필을 맡았다. 한류 스타 최지우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MBC 수목극 ‘지고는 못살아’는 인기 드라마 ‘단팥빵’의 이재동 감독과 이숙진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영섭 SBS CP는 “스타 작가·PD 콤비는 흥행 드라마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고 서로 호흡이 잘 맞아 촬영 속도도 빠르다.”면서 “통상 상반기보다 하반기 드라마 시청률이 높아 스타 콤비의 귀환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말했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개국을 앞두고 먼저 승기를 잡으려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포석도 깔려 있다. MBC는 11월 50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를 선보인다. 1960년대부터 베트남 전쟁 등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주몽’을 히트시켰던 이주환 감독과 최완규 작가가 제작을 맡았다. 한희 MBC CP는 “회당 4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고 밝혔다. ‘선덕여왕’ 제작비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KBS는 9월 해양 블록버스터 ‘포세이돈’을 내놓는다. 해양경찰 내 인명구조 전담 특수팀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 드라마 ‘NCIS’(해군 범죄 수사대) 한국판이다. SBS도 ‘뿌리깊은 나무’에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중·일 합작 드라마 ‘스트레인저 6’와 가상 통일을 주제로 한 ‘한반도’ 등이 하반기에 편성될 경우 블록버스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희 CP는 “상반기에 대중성과 완성도를 겸비한 대형 드라마가 없었던 만큼 하반기에 대작들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제작비를 많이 들인 대작들의 경쟁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하반기 종편 개국을 앞두고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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