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en

  • 전체
  • 방송
  • 뮤직
  • 영화
  • 스타인터뷰
  • 해외연예

‘신기생뎐’, 안드로메다로 가진 않았지만…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자체 최고시청률 28.3%로 종영..엽기적 스토리에도 인기

다행히 아수라(임혁 분) 회장은 안드로메다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결말은 비교적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종착역까지 오는 데 작가는 너무 많은 무리수를 뒀고, 그래서 뒷맛은 영 개운하지 않다.

SBS 주말극 ‘신기생뎐’이 17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28.3%로 막을 내렸다.

현대판 기생을 소재로 한 엽기적인 스토리에 이어 막판에는 귀신과 빙의 소재로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는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내며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 ‘하늘이시여’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해온 임성한 작가는 이번에도 브랜드 네임을 확실하게 알렸다.

하지만 막장이라는 지적을 넘어 사이코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무색케 하는 불명예를 안았고 시청률에 목숨을 걸다시피하는 방송사(SBS)마저 그와의 계약해지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신기생뎐’, 연구대상인가 폐기대상인가.

◇비난과 비례해 시청률 상승 = 마지막회에서 ‘신기생뎐’은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시청률 29.5%. 지난 한주 이 드라마에 대한 비난이 인터넷을 도배한 것과 비례해 시청률도 상승했다.

비난과 시청률의 비례 공식은 방송 내내 적용됐다. 지난 1월23일 10.4%로 출발한 ‘신기생뎐’은 6개월간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해 결국 첫회보다 3배 가까이 오른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52회 평균 시청률은 17.3%.

임성한 작가는 마치 욕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듯 어떠한 비난과 지적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초심을 잃지 않고 드라마를 써나갔다.

현대판 기생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의 메시지를 알리겠다는 기획의도는 애초에 퇴색됐음에도 작가는 기생집과 기생의 이야기를 끝까지 놓지 않았으며 상식적이지 않은 밉상 캐릭터들을 전면에 배치해 불쾌감을 높였다.

방송사인 SBS가 귀신과 빙의 소재에 대해 작가에게 수정을 요구했지만 작가는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는 배포(?)를 발휘했다.

◇막강 스토리, 이번에도 힘 발휘 = 임성한 작가의 미덕은 막강한 스토리의 힘이다. 상식을 벗어난 자극적인 소재와 설정을 보란 듯이 내세워 비난을 자초하지만 그 외피만 벗겨내면 그의 드라마는 늘 풍성한 스토리로 채워져 있다.

특히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세밀한 에피소드는 임 작가의 전매특허다. 별것 아닌 듯한 일상적인 상황과 감정을 그 어떤 작가보다 세밀하게 묘사하며 일일극 혹은 연속극만이 줄 수 있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음식과 요리를 중심으로 살림의 팁을 제공하고 시트콤에서나 볼 수 있는 ‘화장실 유머’를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드라마에 녹이는 것은 임 작가 드라마의 가장 큰 무기다. 시청자들이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보게 만드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것.

’신기생뎐’ 역시 자극적 외피를 벗겨내면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기구한 여인의 행복찾기라는, 드라마에서는 평범하고 흔한 이야기지만 작가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특유의 필력으로 ‘알고보면 재미있다’ ‘은근히 재미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시청률을 위한 무리수? 이번엔 제동 걸려 = 온갖 무리수 끝에 급기야 멀쩡한 재벌 회장인 아수라가 무려 세 종류의 귀신에 빙의되고 심지어 눈에서 레이저까지 뿜어내는 황당한 내용이 그려지자 인터넷에서는 아수라가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일 것이라는 조롱 섞인 분석까지 등장했다.

지상파 TV 주말극에서, 그것도 코미디가 아닌 가족극을 표방하는 정극에서 이러한 내용이 버젓이 등장하니 시청자도, 방송사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모두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에도 극단적인 복수극과 무당이야기, 꼬일 대로 꼬인 출생의 비밀 등을 통해 무리수를 뒀지만 높은 시청률로 면죄부 아닌 면죄부를 받았던 임 작가의 질주에 이번만큼은 제동이 걸린 듯하다.

SBS가 임 작가와 남은 40회분 계약에 대해 해지하겠다고 나섰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이미 한차례 ‘시청자에 대한 사과’와 ‘해당 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말썽’을 빚은 이 드라마에 대해 재차 심의에 들어갔다.


임 작가는 마지막회에서도 사란의 양부모인 단철수(김주영)-지화자(이숙) 부부가 등산갔다가 난데없이 비명횡사하고 아수라가 빙의에서는 해방됐지만 여전히 예지력을 발휘해 사란과 손자들의 운명을 따뜻하게 예언하는 내용으로 초지일관 파격성을 놓지 않았다.

결국은 권선징악과 개과천선, 신데렐라 스토리였음에도 무리수가 심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연합뉴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