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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 뭐길래…방송 편집조작 논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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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프로그램 늘며 조작 의혹도 증가 “’스토리’에 대한 강박이 원인”

방송 프로그램 편집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상황’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편집 방향을 둘러싼 제작진과 출연진 간의 ‘진실 공방’도 늘고 있는 것.

18일 밤 불거진 엠넷(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3’의 편집 왜곡 논란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최종 예선 격인 ‘슈퍼위크’를 통과, 생방송 무대(톱 10)에 진출한 예리밴드의 리더 한승오 씨는 이날 인터넷 팬카페와 트위터에 제작진의 편집 조작을 참을 수 없어 합숙소를 무단 이탈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 팬카페와 트위터에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아무리 악역이 필요한 예능방송이라고는 해도 이런 조작을 통해서 한 밴드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 권리까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조작 의혹 = ‘슈퍼스타 K’가 방송 조작 논란에 휘말린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장감 넘치는 편집으로 ‘악마의 편집’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프로그램은 현재 방송 중인 시즌 3뿐만 아니라 시즌 1과 2에서도 심심찮게 편집 조작 의혹에 시달려 왔다.

예리밴드에 앞서 지난 18일 오전에는 또 다른 ‘슈퍼위크’ 참가자인 김소영 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연습 중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간 게 무단이탈처럼 비춰졌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 ‘슈퍼위크’ 참가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날 팀 미션 당시 독단적인 태도로 구설수에 오른 신지수를 옹호하며 “다른 참가자도 신지수보다 더한 막말을 많이 했지만 (제작진이) 신지수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이용해 그를 제물로 삼았다”며 편집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오디션 탈락 후 현장 기물을 파손하는 장면이 논란이 된 부산지역 참가자 최아란 씨가 방송 직후 “제작진이 시켜서 했다”고 주장했다 입장을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SBS ‘짝’ 역시 조작 방송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결혼 적령기의 일반인 남녀 10여명이 일주일 간 한옥 펜션에서 생활하며 자신의 ‘짝’을 찾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기 “예고와 본방송 내용이 다르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8일에는 한 출연자가 “제작진이 여자 출연자에게 나를 선택하지 말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제작진은 “출연자 누구에게도 선택을 강요하거나 거짓 상황을 연출해 방송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전에 불거진 출연자의 사생활 논란까지 재조명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밖에 tvN 재능 오디션 ‘코리아 갓 탤런트’는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 씨가 자신의 학력에 대해 발언한 부분을 편집한 채 방송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는 지난 5월 29일 방송분에서 옥주현과 BMK의 경연 때 똑같은 관객 반응을 내보내 조작 방송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해에는 엠넷의 ‘텐트 앤 더 시티’가 이른바 ‘4억 명품녀’ 관련 조작 방송 의혹으로 방통위의 경고를 받았고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2일’ 역시 출연자가 구입한 음식값의 총액이 미션 금액보다 높았다는 ‘음식값 조작 논란’ ‘출연진 욕설 논란’ 등에 시달렸다.

또 SBS ‘패밀리가 떴다(종영)’도 출연자 욕설 논란, 참돔 낚시 조작 논란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등 ‘조작 방송’ 의혹에 관한 사례는 일일이 거명하기 힘들 만큼 많다.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 = 각 방송사 제작진은 한결같이 “조작 방송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엄청난 분량의 녹화분을 1∼2시간 분량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편집의 묘’를 살릴 수는 있지만,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미화하기 위해 방송을 조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엠넷의 신형관 국장은 예리밴드의 폭로 직후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방송으로 비춰진 모습에 당황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방송) 내용이나 편집상에 어떠한 왜곡도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짝’의 남규홍 PD도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서도 밝혔듯 조작 방송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중계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촬영 분량을 편집해 방송하려면 당연히 눈에 띄는 ‘스타 플레이어’를 찾게 마련”이라면서 “그걸 두고 누구를 편애한다든지, 반대로 무시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감정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현장에서의 상황만 전달하기 때문에 개별 출연자 입장에서는 서운한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또 그런 감정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개인의 자유”라면서도 “하지만 개개인의 주장이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극적 효과’의 반작용 = 전문가들은 ‘조작 방송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스토리에 대한 강박증’을 지적한다.

자칫 밋밋하게 보이기 쉬운 실제 상황을 소재로 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려면 악역이나 ‘인간 승리’와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스토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작 방송 의혹에 휩싸일 여지도 커진다는 것.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자의 일상생활을 전부 찍은 다음 편집해 내보낸다”면서 “그 많은 분량을 압축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스토리’를 건져낼 수밖에 없는데, 편집 방향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작 방송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 씨 역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려면) 스토리를 만들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진이 원하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맞춰서 가려고 하다보니 ‘그 캐릭터가 되고 싶지 않은’ 참가자들이 반발하며 조작 방송 의혹이 불거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출연자들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정덕현 씨는 “사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출연자들 역시 프로그램에 나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미 편집에 관해 어느 정도 용인하기로 한 거라 생각해야 한다”면서 “일반인 출연자들의 경우 방송을 통해 사생활이 노출되는 데 훈련이 돼 있지 않고 (편집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기 때문에 자꾸 논란이 불거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톱 10’ 정도 되면 이미 ‘공인’의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극적인 편집 방향을 추구하는 방송사에도 문제가 있지만, 출연자들 역시 본인이 방송을 통해 어떻게 비춰질지 생각하고 미리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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