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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ll… 서른셋의 네 남자, 연애하듯 엮은 10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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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록 그룹 넬, 4년 만에 5집 ‘슬립 어웨이’로 컴백

모던록 그룹의 대표 주자 그룹 ‘넬’이 돌아왔다. 2008년 멤버들의 군입대로 4년간 공백기를 가진 넬이 5집 정규앨범 슬립 어웨이(Slip Away)를 들고 나왔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100여곡을 만든 넬은 좋은 곡을 추려 20곡을 녹음했다. 그리고 곡의 조화와 색깔의 균형을 잡아 가며 곡을 다시 추렸다. 그렇게 해서 10곡의 엑기스 같은 노래가 이번 앨범에 실렸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다. 촉촉한 감성을 가진 넬의 네 멤버, 1980년생 동갑내기 친구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리스트), 정재원(드럼), 이정훈(베이스)을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 넬
스스로 ‘송파 키즈’라 부르는 넬 멤버들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어릴 적부터 살아온 친구들이다. 동네 친구이자 오륜중학교 동창으로 만난 이들은 1998년 수능시험을 치른 뒤 이듬해 20살 때부터 밴드를 구성, 13년째 함께 음악을 해오고 있다. 오랜 친구 사이라 그런지 음악도 자연스럽고 편하다.

김종완은 “곡 작업은 연애와 비슷하다. 연애할 때 난 꼭 이런 사람을 만나야지 하면서 만나지 않듯 앨범 작업도 꼭 이런 곡만 넣어야지 하면서도 진행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아 이 곡이 들어가야 하는구나. 33살의 넬이 남기고 싶은 노래는 이런 거구나’ 하면서 10곡의 노래를 앨범에 담을 수 있었다.”고 했다.

20살 때 인디 밴드 활동을 하면서 내놓은 1집 앨범과 33살의 넬이 내놓은 음악의 차이는 어떨까. 이재경은 “정말 많이 다르다.”고 했다. 김종완도 “20살 때에는 하면 안 되는 것들을 많이 꿈꿨다. 33살이 된 지금도 그 점은 똑같다. 조금 달라진 건 다른 사람들에겐 무의미할지 모르지만 곡 후반 작업에서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을 소리에 수천만원의 스튜디오 비용을 투자했다. 우리가 원하는 소리를 잡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이번 앨범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세계적인 가수들이 작업한 곳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의 아바타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으며 마스터링은 스노 패트롤, 레드 제플린, 뉴오더 등 최고의 아티스트와 작업했던 존 데이비스와 함께 런던 메트로 폴리스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재경은 “소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1950년대 악기를 일부러 찾아서 당시의 악기들이 지닌 특유의 깊은 소리를 내려고 했고 우리가 원하는 소리를 내려고 1960년대 독일산 진공관을 구해 기존과 전혀 다른 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해외 아티스트들은 진공관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드물다는 게 넬 멤버들의 설명이다. 이재경은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것”이라면서 “인터넷을 뒤져서 진공관 수집가를 찾았다. 돈도 꽤 들었다.”고 말했다.


▲ 넬
김종완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곡인 슬립 어웨이에 얽힌 이별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8분의 7박자 노래인데 불안정한 느낌이에요. 굉장히 오랜 시간 만났던 여자 친구였는데 곡을 다 쓰고 들려줬거든요. 그 곡을 들려주고 석 달 뒤에 헤어졌어요. 가사도 어찌 보면 제 마음을 고백한 것일 수도 있고요. 왜 헤어지기 전 연인들은 말을 안 해도 서로 끝나가는 감정을 잘 알잖아요. 그런 게 노래와 가사에 녹아든 거 같아요.”

그들은 지난 4월 컴백 콘서트를 하고 팬들에게 가장 먼저 신곡 ‘그리고 남겨진 것들’ 등을 들려줬다. 김종욱은 “오래 쉬다가 무대에 오르니 공연장의 분위기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며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웠고 그 공연장 안에 내가 존재한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았다.”고 했다.

넬은 마니아 팬층이 두껍다. 2001년 인디 밴드 시절 내놓은 1집 앨범 ‘리플렉션 오프’(Reflection of)는 레코드점 향뮤직이 운영하는 중고 음반 인터넷 경매에서 30만원의 판매가를 기록할 정도다. 정재원은 “1집 앨범을 얼마 전까지 갖고 있었는데 최근에 없어졌다. 저 또한 구하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정훈은 “1집이 희귀 앨범이 돼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분들에겐 넬 음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고맙지만 아주 일부는 비싼 값에 파시는 분도 있다고 들어 서운함을 느낀다.”고 했다.

넬의 새 앨범이 공개되자마자 아이돌들도 뜨거운 성원을 보내 화제가 됐다. 걸그룹 ‘카라’의 강지영과 ‘2PM’의 택연이 트위터 등에 넬의 앨범 발매 소식을 전하며 열혈 팬임을 인증한 것이다. 정재원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다.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20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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