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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뭐든지 다 수월했다면 겸손하지 못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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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다 수월했다면 겸손하지 못하고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MBC ‘신들의 만찬’을 끝내고 영화 ‘차형사’로 팬들을 찾아가고 있는 성유리(31)가 연기자로 인정받기까지의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1998년 걸그룹 핑클로 데뷔해 2002년 SBS ‘나쁜 여자들’로 연기에 입문한 성유리는 이듬해 SBS ‘천년지애’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빼어난 미모와 핑클의 인기에 힘입어 화려하게 여배우로 거듭난 성유리는 그러나 팬들의 냉혹한 평가에 씁쓸해 해야했고, 연이은 드라마에서도 아쉬움은 마찬가지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로맨스 타운’에 이어 최근 ‘신들의 만찬’에서는 한결 달라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단지 스타가 아닌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성유리가 최근 인터뷰에서 그간의 속내를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 성유리
◇꼬리표, 고비...이제는 다 내게 플러스

성유리는 “주연을 하는 여배우 중에 안 예쁜 배우는 없잖아요. 초반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자기 변명일 것 같아요. 예쁘면서 연기를 잘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가수 출신이라도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던 건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했다.

핑클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연기력 논란으로 인한 고비 등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이제와서 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돌파하려 하지 않았던 자신이 아쉽기도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게 이제는 제게 다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아요”라면서 “뭐든지 다 수월했다면 겸손하지 못하고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라며 밝게 미소 지었다.

◇연기가 행복 가져다줄까 한때 깊은 고민

지금은 괜찮다고 말할 수 있기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성유리의 마음도 바뀌어갔던 것인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

성유리는 “처음에 연기를 못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에는 연기 욕심이 나서 힘들었지만, 사실 그때보다 더 힘들었던 건 ‘이거보다 더 잘하게 된다 한들 내가 정말 연기를 좋아하는걸까, 내가 행복한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였어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 의욕이 없어지고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구나’ 싶었어요. 노력은 항상 하지만, ‘그게 최선일까’ 싶었던 거죠. 그래서 공백기를 좀 가졌는데, 그래도 결론은 나지 않더라고요. ‘연기가 내 길인가 아닌가’하는 고민은 끝이 없더라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연기자로서 계속 전진한 이유는 “어차피 의구심이 계속 들거면 더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라고 했다. 또, “그런데 그렇게 해서 해본 게 좋은 작품들로 이어져서 좋은 결과도 얻고, 이제는 좋은 마음으로 연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며 흡족해했다.

◇따뜻하고 사랑표현 많은 사람 좋아

극중에는 항상 성유리를 향해 구애하는 남자들 천지다. 최근에는 ‘차형사’의 차철수(강지환)를 비롯해 ‘신들의 만찬’의 최재하(주상욱), 김도윤(이상우)이 있었다. 그중 성유리의 마음을 끄는 캐릭터는 누구였을까 물었더니 성유리는 망설임없이 “전 다 불만이었어요. 하하하”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최재하는 저를 많이 좋아해줬는데, 사랑하다가 그렇게 보내줄 수 있는건지, 남자가 한번 좋아하면 끝까지 좋아해야지 그런 불만이었고요. 김도윤은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너무 무뚝뚝해요. 저는 따뜻하고 티나게 챙겨주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저도 사랑이 많아서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요. 철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킨 노력은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에 뚱뚱하고 지저분한 모습이어서 비주얼과 위생상태를 생각하면 그 사람이 변할 때까지 제가 기다릴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요. 하하하.”

◇정재영 선배와 멜로영화 찍고파

강지환과는 KBS2 ‘쾌도 홍길동’ 이후 4년만에 다시 만난 것인데, 또 같이 하고 싶은 남자배우는 없을까. 성유리는 그동안 현빈(’눈의 여왕’), 공유(’어느 멋진 날’) 등 쟁쟁한 스타들과 러브라인을 그린 바 있다.

그러나 성유리가 꼽은 주인공은 연기파 정재영. 성유리는 “정재영 선배님과 멜로 영화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김씨표류기’나 ‘나의 결혼원정기’, ‘아는 여자’를 보고 그분은 정말 완벽한 멜로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꽃미남 배우들도 설레지만 그분의 멜로는 진짜 내 옆에 있는 친구의 사랑이야기를 보는 느낌이고, 뭔가 더 와닿더라고요”라고 찬사를 보낸뒤 “사적인 자리에서 한번 만났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다정다감하고 좋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현빈이나 공유 등은 재회하고 싶지 않은걸까. 성유리는 “빈이는 이제 만인의 연인이라 부담스러워요. 하하하”라면서 “그런데 저랑 했던 많은 남자배우들이 원래도 유명했지만 저랑 작품한 뒤에 더 대박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주상욱과 이상우씨에게도 다음 작품이 뭐가 됐든 대박이 날거라고 덕담해줬어요”라며 웃었다.



◇30대 되며 욕심 내려놓고, 전인화 선생님이 롤모델

성유리도 이제 서른이 넘었다. 앞자리가 3으로 바뀐 소감을 묻자 그는 “처음 서른이 됐을 때에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압박감도 있었고, 내리막인 것 같아서 조급함도 있었어요. 그런데 1년이 지나니까 마음이 열리고 눈이 열리더라고요. 20대일 때 제가 놓지 않으려 했던 것들도 아무것도 아니게 되고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어릴 때부터 데뷔해서 ‘나는 내려오기 싫어’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누구나 겪어야 하는 거고, 그게 과연 행복한 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중심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상황에서 나를 좀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그게 저에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한층 성숙해진 성유리가 이제 바라는 삶은 어떤 걸까. 그는 ‘신들의 만찬’에서 모녀로 호흡한 전인화를 이야기하며 “과장을 하나도 안 섞어서 정말 외모도 천사고, 마음도 천사 같으세요. 제 롤모델로 삼았어요. 연기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도 완벽하게 하시고 뭐하나 부족함이 없으신 것 같아요”라고 했다.

또 “제게 조언해주신 말씀 중에 사랑과 일이 조화를 이뤄야지 너무 하나에만 치우치면 한 사람으로서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이 마음에 남아요. 지금은 제게 일이 더 우선인 상태지만 균형을 이뤄야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상실감이 크겠구나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이야기를 쭉 듣다보니 여러모로 내공이 쌓인 모습이어서 성유리의 다음 행보에 새로운 기대를 걸게 된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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