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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준 “록에 갇혔던 나… 대중의 사랑 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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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7개월 만의 새 음반 ‘비긴스’..”12년 만에 춤 춘다”

3년 7개월 만에 새 음반 ‘비긴스(Begins)’를 발표하는 문희준(35)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지난 16일 인터뷰를 한 그는 여러 상황에 빗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떨리고 설레고 긴장돼요. 제대 후 예능 프로그램 MC에 도전했을 때 기분도 들고요. 또 이제 음악 프로그램 방송을 하는데 ‘아저씨 같다’가 아니라 후배들로부터 ‘멋있고 시크하다’는 말도 듣고 싶어요. 오만가지 생각이 드네요. 하하.”


▲ 문희준
문희준은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서 춤을 춘다. 1996년 아이돌 그룹 H.O.T로 데뷔했는데 ‘웬 말이냐’겠지만 그는 2001년 솔로로 전향한 후 12년간 록 음악에 매진했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 록을 한다’는 이유로 ‘안티 팬 10만 설’에 시달리면서도 한우물을 판 그가 ‘댄스 음악’으로 회귀한 셈이다.

”다시 춤을 추는 게 무섭기도 했어요. 그런데 MBC TV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하며 용기를 얻었죠. 허리디스크가 있는데 그게 다시 도질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춤이 강렬해서 죽을 것 같은데 재미있어요. 하하.”

그러나 과거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변화를 꾀했다.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생겨나 미국 등지에서 널리 유행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인 ‘덥스텝(dub step)’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대중을 등지고라도 좋아하는 록을 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 안에 갇히는 느낌이 들었다”며 “대중의 사랑이 고팠고 교감하고 싶었다. 그래서 음악도 변하고 춤도 추고 싶었다”고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록에서 댄스 음악으로 장르 변화를 준 이유는.

▲H.O.T 활동 기간의 두배인 12년간 한 우물을 팠다. 하지만 내가 그 장르 안에 갇히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었는데 ‘너도 로커냐’는 공격을 받으니 더 열심히 해서 ‘발전한다’는 말을 꼭 듣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하고 싶다. 장르의 벽을 허물고 싶다.

--솔로 2, 3집 당시 ‘안티 팬’들의 공격에 시달린 탓은 아닌가.

▲솔로 2집 때 방송사에서 록 부문 상을 받고 기뻤다. 하지만 공격을 많이 받았다. 당시 대항하려 하지 않았다. 말을 하면 루머가 생기니 좋아하던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안했다. 그걸 접을 정도로 음악에만 집중하고 살았다. 난 오해를 받으면 잠을 못 자는 성격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날 오해하면 캔 커피를 사서 선생님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그걸 풀어야 했다. 댓글을 읽었다면 못 견뎠을 것이다. 아마 안티 10만 명을 일일이 만나려 했거나 음악을 못할 정도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아예 댓글을 안 읽고 살았다.

--새 음반 장르는 덥스텝인데.

▲2009년 ‘토이(Toy)’ 음반 활동 후 고민하던 찰나, 덥스텝을 접했고 꽂혔다. 이 장르를 연구하려고 (작곡을 위한) 시퀀서 프로그램을 다시 공부했다. 곡 하나를 쓰는 데 2년이 걸리기도 했다. 수록곡 네곡 중 첫 트랙 ‘파이어니어(Pioneer)’와 네번째 트랙 ‘블러드-브이(Blood-V)’가 덥스텝인데 음반의 색깔을 강조한 구성이다. 덥스텝 장르를 부분 인용한 곡들은 꽤 있는데 곡 전체를 덥스텝으로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타이틀곡 ‘아임 낫 오케이(I’m not ok)’는 H.O.T 때의 색깔이 묻어나는데.

▲1990년대 댄스 음악 느낌이 나지만 ‘옛날 음악’이라고 여겨지진 않을 것이다. 구성은 1990년대 느낌이 나지만 사운드의 소스는 지금 것이다. 요즘 10대가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H.O.T 시절부터 작곡했지만 싱어송라이터로 각인되지 못했는데.

▲다른 작곡가들도 내가 곡 쓰는 걸 몰랐다고 한다. H.O.T 3집부터 자작곡을 실었고 마지막 음반이던 5집에선 타이틀 곡을 썼다. 솔로 음반에선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 작곡가들과 공동 작업을 했다. 실제 연주해 녹음하는 리얼 음악을 하다가 컴퓨터로 작업해야 해 요즘 잘 쓰는 프로그램 등의 자문을 구해야 했다. 너무 괴롭혔더니 다음에 또 작업하자면 배 탄다고 하더라.

--춤 추는 건 할만 한가.

▲매일 새벽 3-4시까지 연습했는데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할 때의 느낌이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지 춤이 강렬한 탓인지 이를 악물고 연습한다. 하하. H.O.T 시절에도 춤을 직접 짰는데 이번엔 나와 팝핀 현준 등 네명이서 춤을 구성했다. 네가지 장르가 섞였는데 H.O.T 때의 춤 동작은 없지만 ‘전사의 후예’ 때 만큼 강렬하다.

--KBS 2TV ‘불후의 명곡’을 진행 중인데 H.O.T의 명곡을 꼽는다면.

▲H.O.T는 데뷔곡 ‘전사의 후예’로 학원 폭력을 비판하는 등 노래에 메시지를 담았다. 그 절정이 1999년 4집 곡 ‘아이야(I yah)!’다. 이 곡은 당시 화재로 어린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녹음할 때부터 소름이 돋았다. 몇몇 멤버는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난 기타 소리에 춤을 추는 게 강렬하고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불후의 명곡’에 출연 한다면 후배들이 이 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

--H.O.T와 젝스키스를 중심으로 1990년대 팬 문화를 다룬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봤나.

▲다운로드 해서 봤다. 멤버들도 잊고 있던 에피소드가 담겼던데 모두 사실이다. 최측근만 아는 얘기도 나와 놀랐다. 당시 티뷰론이란 차가 나왔을 때 토니는 파란색, 난 노란색을 샀다. 팬들은 토니 차를 ‘포카리’, 내 차를 ‘레모나’라고 불렀는데 그게 대사에 나와 신기했다. 또 우리가 모르던 팬들의 이야기도 알게 돼 흥미로웠다. 젝스키스 팬들과 그 정도로 싸웠을 줄이야…. 아쉬운 건 주인공이 내가 아닌 토니의 팬이란 점이다. 하하. 내 팬도 등장하던데 드라마를 보면서 그 친구 분량이 적어 아쉬웠다.

--H.O.T 재결합은 진전이 있나.

▲H.O.T가 해체되며 두명, 세명으로 갈렸다. 오해가 있었고 오랜 시간에 걸쳐 풀었다. 완전히 푼 건 이재원이 제대했을 때다. 그날 모여 술을 마셨는데 한 멤버가 ‘정말 외로웠다’고 이야기해 눈물 바다가 됐다. 그때 다시 뭉치기로 했고 지난해 말에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할까’란 논의까지 했다. 모두 의지는 강한데 소속사가 다르고 스케줄 조율이 어려워 지금은 잠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하지만 올해 안에는 어떤 결정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아이돌이어서 행복했나, 힘들었나.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얘기하기엔 행복이 너무 컸다. 내 평생 어떻게 그런 사랑을 받아볼 수 있겠나. 그때 행복으로 지금까지 음악하니 H.O.T는 내게 부모님 같은 의미다. H.O.T였기에 날 아껴주는 팬들이 있었고 난 록에 도전할 용기가 있었다. 데뷔한 지 18년째인데 아직도 팬클럽이 있다. 팬들은 ‘애가 둘인데 언니한테 맡겨놓고 첫 방송 갈게요’ ‘남편이 질투해요’라고 하더라. 예전에 조용필 선배님의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에 어머니 팬들이 꽉 찬 게 부러웠는데 난 그런 위치는 아니지만 팬들이 18년째 지켜줘 고맙다. 아이돌이어서 다행이다.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 MC도 맡는 등 예능 프로그램 욕심도 있어보인다.

▲H.O.T 때부터 멤버 중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발 쓰고 분장하는 건 내 담당이었다. 사람들을 웃기는 게 재미있고 적성에 잘 맞다. H.O.T는 3집 때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활발히 출연했는데 당시 난 하이틴 잡지의 개그맨 순위 2위까지 올라갔다. 이번에 김국진, 김구라 등의 선배들이 있는 기획사(라인엔터테인먼트)로 옮긴 것도 형님들께 배우고 싶어서다. 마흔이 넘으면 신동엽 등의 선배들처럼 내 프로그램을 갖는 MC의 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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