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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의 컬처K] 예전 같지 않은 강호동의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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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복귀한 것은 결과적으로 악수(惡手)였다고 봅니다. 변화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거죠.”(한 지상파 PD)

“강호동의 팬이었는데 세금 탈루 사건 이후 왠지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진 것 같아요. 게스트 앞에서 당당하고 패기 넘치던 그의 개성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30대 여성 시청자)

“그래도 폐지된 프로그램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강호동밖에 없지 않나요?”(방송 홍보대행사 대표)

1년 2개월 만에 복귀한 강호동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유재석과 함께 토크쇼의 양대 산맥을 이루던 그는 복귀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그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최근 토크쇼의 폐지와 신설이 잇따르면서 예능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수명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의 세포가 노화되고 기능이 떨어지면 결국 숨이 멈추는 것처럼 토크쇼도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그 수명을 다 하게 된다는 것이다. 토크쇼의 세포는 MC, 게스트, 구성, 세트 자막 등으로 구성된다. 이 세포들이 활발하고 유기적으로 돌아갈 때는 생명력을 지닌다. 하지만 노화되면 진부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폐지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이르게 된다. 잘 나가던 SBS ‘강심장’이 다음 달 포맷과 MC 등 바꿔 시즌 2를 시작하고 KBS가 착한 토크쇼를 표방했던 ‘김승우의 승승장구’를 폐지한 것도 이 같은 논리다.

한 지상파 예능국 국장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승자의 저주’가 존재한다. 성공한 요인을 계속 강화하고 특화하다 보면 결국 그 요소 때문에 진부해 보이고 임계점에 다다르면 세포를 교체하거나 폐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선함은 토크쇼를 장수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원톱 게스트 토크쇼의 경우 출연자의 후보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MC나 게스트, 구성 등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때문에 토크쇼는 콘셉트가 명확하고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시의성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토크쇼계의 최강자가 된 것은 지난해 한국 사회의 화두였던 힐링을 토크쇼에 결합시키고, 그 콘셉트를 분명하게 고수한 덕분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힐링캠프의 섭외 원칙은 업계를 불문하고 삶의 굴곡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난해 높은 인기를 누리던 20대 남성 청춘 스타가 출연을 희망했는데, 힐링해 줄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제작진이 거절했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KBS는 강호동을 MC로 내세운 이른바 북 토크쇼 ‘달빛 프린스’를 내놓았다. 책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여전히 자극적인 발언으로 깊이가 떨어지고 구성이 진부해 도마 위에 올랐다. ‘놀러와’ 후속으로 방송된 MBC ‘토크클럽 배우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시청자들은 또 무늬만 바꾼 연예인의 신변잡기식 또는 홍보성 토크쇼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연예인이 아닌 주요 인사들을 초대해 토크쇼와 강의를 섞어 놓은 tvN ‘김미경쇼’가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프로그램 게스트의 섭외 원칙은 ‘드림워커’(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로 그들의 좌절과 성공담을 담는다. 한 명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한 권의 책보다 낫다. 사람들은 TV 토크쇼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인가’를 얻어 간다. 공감을 주고 품위도 있는 장수 토크쇼를 기대해 본다.

erin@seoul.co.kr

201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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