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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구하러 러시아로 간 매클레인… 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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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 UP&DOWN

사고를 몰고 다니는 뉴욕경찰 존 매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돌아왔다. 1~4편은 전 세계에서 11억 3000만 달러(약 1조 2357억원)를 벌어들였다.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17억 6000만 달러(약 1조 9246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대단했다. 1편은 1988년 9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단성사에서 개봉, 이듬해 3월까지 롱런했다. 1~3편은 서울에서 209만명(당시는 서울만 집계), 2007년 ‘다이하드 4.0’은 전국 338만명을 동원했다. 5편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는 무대를 외국(러시아 모스크바)으로 옮겼다. 의절하고 지내던 아들 잭이 중범죄를 짓고 러시아 교도소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매클레인이 모스크바로 떠난 것. 하지만 아들을 만나러 간 법원은 무장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된다. 그곳에서 매클레인은 아들이 비밀작전을 수행 중인 CIA 요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6일 개봉하는 ‘다이하드: 굿데이투다이’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UP] 강렬한 액션·빛나는 유머감각… 살아있네!


‘살아 있네!’ ‘다이하드 5’로 6년 만에 돌아온 브루스 윌리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5년. 환갑을 앞둔 그의 얼굴에는 주름이 졌지만 윌리스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맨몸 액션은 박진감이 넘쳤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빛나는 유머 감각은 변하지 않았다.



‘007’ 등 시리즈물은 중간에 주인공이 교체되면서 실망감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다이하드 5’는 연속성으로 인해 과거 팬들의 향수는 물론 신세대 관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건을 갖췄다. 특히 이번 편에는 때려 부수는 건조한 액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존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아들 잭 매클레인이 등장해 가족 간의 애틋한 정도 함께 녹였다. 원칙을 고수하는 CIA 요원 잭이 ‘무데뽀’ 형사 아버지와 티격태격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한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친구 같고 유머감각 넘치는 아버지 윌리스의 모습이 여유있고 넉넉해 보였다. 요즘 국내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부성애 코드와도 일맥상통한다.

‘다이하드 5’는 스케일과 물량 면에서도 전편을 압도한다. 4편까지 미국을 배경으로 활약하던 존 매클레인은 이번에는 무대를 모스크바로 옮겨 체르노빌을 누비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활약상을 보여준다. 사상 최대인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5편은 할리우드 대표 블록버스터답게 초반부터 도심 차량 폭파 장면과 화려한 자동차 추격 장면 등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매클레인이 앞서 가는 자동차 두 대를 따라잡기 위해 가드레일을 들이 받은 뒤 수십대의 차 지붕 위를 달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윌리스가 직접 운전한 이 추격 장면은 82일간 12개 도로에서 촬영됐으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승용차와 트럭이 모두 파손됐다. 이 밖에도 전투용 장갑차량과 두 대의 공격형 헬리콥터를 실제로 동원해 강렬한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후반부의 헬리콥터와 매클레인 부자의 대결 장면과 고층 빌딩에서의 아찔한 총격 장면 등은 액션 영화로서의 본분을 다한다.


[DOWN] 무뎌진 몸놀림·엉성한 캐릭터… 거슬리네!

1988년 ‘다이하드’가 나왔을 때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당시 33)는 풋풋했다. 드라마 ‘블루문특급’으로 막 이름을 알린 윌리스에게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는 모험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500만 달러를 불렀다. 제작비 2800만 달러의 18%에 이르는 큰돈. 더스틴 호프먼이 ‘투씨’(1982)에서 550만 달러를 받았지만, 그는 오스카트로피를 가진 배우였다. 20세기폭스 경영진은 윌리스의 무리한 요구가 결재를 받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다른 배우를 물색했다. 하지만 폭스의 모기업 뉴스코퍼레이션의 루퍼트 머독 회장은 덜컥 사인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문제는 25년이 흐르는 동안, 윌리스(혹은 매클레인)가 늙어버린 데 있다. 혼자 액션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지라 제작진은 뜬금없이 아들(제이 코트니)을 투입했다. 하지만 오산이다. ‘다이하드’ 시리즈가 흔한 할리우드 액션영화와 차별성을 지니는 지점은 두 가지다. 무모할 만큼 ‘똘기’ 넘치는 매클레인이 권총(혹은 소총만) 한 자루 달랑 들고 중무장한 테러리스트 집단과 대결을 펼치는 데서 관객은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5편에서 아들과 함께하는 모습은 어색하다. 심지어 CIA 요원인 아들은 짐만 된다. 윌리스의 무뎌진 몸놀림을 감춰 보려고 액션장면에 집중 배치된 슬로모션 촬영도 거슬린다.

‘다이하드’의 또 다른 매력은 내러티브에 공간을 녹여낸 능력이다. 1, 2편은 고층빌딩과 공항 등 폐쇄 공간에서 악당과의 심리전을, 3편에서는 뉴욕 시내 곳곳을 테러 표적으로 엮어 넣었다. 4편에서는 해커들의 국가기간망 공격을 뜻하는 ‘파이어세일’이란 참신한 소재를 내놓았다. 반면 5편은 장소만 모스크바로 옮겨놓았을 뿐 단순한 액션영화다. 벤츠, 아우디, BMW 등 수십대의 자동차를 장난감처럼 부숴버리는 차량 추격 장면, 군사용 헬기를 동원한 총격전은 볼 만하지만 잘 만들어진 킬링타임 영화 이상은 아니다. 1990년대 유행했던 러시아 핵무기 등 낡은 소재를 끌어들인 것부터 패착이다. 시리즈 사상 가장 엉성하고 무기력한 악당 캐릭터도 아쉽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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