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롤모델 제이슨 므라즈
봇물처럼 쏟아지는 국내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싱어송라이터를 지망하는 남자출연자들이 롤모델로 꼽는 가수는 단연 제이슨 므라즈(36)다. 심장을 후벼 파는 가창력이나 신들린 듯한 기타연주와는 거리가 멀다. 진정성 있는 노랫말과 담담한 보컬에 먼저 끌렸다. 대표곡 ‘아임 유어스’(I’m Yours)가 2008년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역대 최장인 76주간 머무른 원동력이다. 므라즈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생태계와 여성·아동 인권 보호에 힘쓰는 걸로도 유명하다.
오는 5월 1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므라즈를 이메일로 만났다. 우선 그를 본보기로 삼는 가수지망생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19살에 무작정 음악인이 되기로 했다. 나만의 음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른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지만 그들처럼 되기는 싫었다. 나의 이야기와 음악, 춤을 하고 싶었다. 난 최고의 기타리스트도 아니고 뛰어난 보컬리스트도 아니다. 단지 심장이 이끄는 데로 음악을 한다. 사람들이 여러분의 노래에 공감하도록 하려면 자신만의 음악을 해야 한다.”
므라즈는 고교 졸업 후 뉴욕으로 갔다. 당초 뮤지컬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노래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영화나 연극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이나 오디션, 극장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음악을 하는 거리의 시인·악사들을 보고 깨달았다. 자유롭게 기타를 치고 작곡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털어놓았다. 고향으로 돌아와 3년 동안 작사 작곡에 몰두한 므라즈는 2000년 서부로 국토횡단 여행을 떠난다. 샌디에이고의 한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다 퍼커셔니스트 토카 리베라를 만나 데뷔앨범을 만들었다. “꿈을 가졌고, 나를 믿고 모험을 한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