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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한때 목소리에 컴플렉스 ‘하이 스타일’ 찾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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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정규앨범 ‘퍼스트 러브’ 들고 온 괴물 신인 이하이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순간은 떨리고 소중하다. 하물며 첫 앨범을 낸 신인 가수의 심정은 오죽할까. 지난해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1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28일 첫 정규 앨범 ‘퍼스트 러브’를 발표한 이하이(17)가 그랬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앨범을 들고 28일 서울신문사를 찾은 이하이는 소감을 묻자 “오늘이 내 생일인 것 같다”면서 배시시 웃었다.

▲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하이는 “반 친구들과 두루두루 사이가 좋은데 유독 여자 친구들한테서 더 많이 연락이 온다”면서 “지금까지 짝사랑한 경험이 딱 한번 있는데 상대는 비밀”이라면서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정규 앨범을 보자마자 이제 내가 진짜 가수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앨범을 YG 선배님들과 고생한 스태프들께 드릴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요. 어젯밤에 엄마한테도 앨범을 처음 보여 드렸는데 ‘네가 드디어 가수가 됐구나’ 하면서 기뻐하셨죠.”

마치 초콜릿 상자를 연상시키는 이하이의 첫 정규 앨범 ‘퍼스트 러브’에는 총 10곡이 수록돼 있다. 이 중 5곡은 파트1으로 선공개됐는데 타이틀곡 ‘잇츠 오버’가 큰 인기를 모았다. 28일 공개된 파트2의 타이틀곡 ‘로즈’는 나오자마자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데뷔곡 ‘1, 2, 3, 4’와 ‘잇츠 오버’가 솔과 블루스의 연장 선상에 있다면 ‘로즈’는 R&B 하우스 장르에 비트도 있고 감성적인 YG 스타일의 곡이죠. 앞의 노래가 제가 잘할 수 있는 곡이라면 ‘로즈’는 제가 평소에 즐겨 듣는 스타일의 곡입니다.”

‘로즈’는 프로듀서 테디와 원타임의 송백경이 공동 작곡한 곡으로 사랑이 아름다우면서 동시에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장미에 비유했다. 청아함에서 중저음까지 소화한 이하이의 성숙한 목소리와 렙 실력이 돋보인다. 뮤직비디오에서 머리에 장미 장식을 얹고 차분하게 응시하는 모습은 봄 처녀를 떠올리게 한다.

“소녀와 어른의 중간쯤 되는 것 같아요.(웃음) 아직 사랑에 관한 가사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로즈’에서도 처음에 왜 사랑하는데 가시에 찔린다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갔어요. 어릴 때 읽은 책 ‘어린 왕자’에서 장미와 어린 왕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노래를 불렀죠.”

이하이는 가요계의 ‘괴물 신인’으로 통한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데뷔곡 ‘1, 2, 3, 4’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20일 넘게 1위를 석권했고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갓 데뷔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신인 가수가 음원 차트를 싹쓸이한 것도 놀랍지만 이렇다 할 신인이 나오지 않아 ‘아이돌 침체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에 거둔 성과라 더욱 그렇다.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괴물 신인’이라는 말은 과찬이에요. ‘1, 2, 3, 4’를 냈을 때 부담감이 컸어요. 다른 사람의 노래가 아닌 제 노래를 한 게 처음이었거든요.”

‘K팝 스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그는 자신이 원했던 YG엔터테인먼트에 발탁돼 더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YG 선배님들은 각자의 개성이 강하고 누구 하나 겹치는 것이 없잖아요. 저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회사라서 좋았죠.”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하이를 처음 만나 “배우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말해라. 좋은 결과만 나온다면 뭐든 해 주겠다”고 말했고, 이하이는 보컬 레슨과 작곡을 위한 피아노 교습을 선택했다. 교육 방침도 시간 단위로 짜여진 주입식이 아니라 방목형에 가까웠다.

“하루에 보컬 레슨을 30분 정도 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연습을 했어요. 선생님도 노래의 방향만 잡아 주는 식이었죠. 양 사장님은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을 가장 강조하세요. 아, 그리고 귀여움도요(웃음).”

나이답지 않은 성숙하고 풍부한 목소리로 흑인 음악에 재능이 있는 이하이가 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다섯 살 터울의 언니가 큰 몫을 했다. 어머니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이하이에게 동요를 가르쳤지만 선생님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동요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가수를 반대했지만 언니는 꼭 음악을 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심어 줬다.

“지금 대학에서 보컬을 전공하고 있는 언니가 마이클 잭슨, 비욘세 등 흑인 음악을 많이 들려줬어요. 저는 동네에서 노래를 곧잘 불렀지만 가수가 될 정도의 실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언니가 흑인 음악에 어울리는 제 목소리를 발견하고 ‘K팝 스타’에서는 너를 알아봐 줄 사람이 있을 거라면서 나가 보라고 권유했어요. 언니가 제 후원자인 셈이죠.”

한때 남자 목소리에 가깝다는 콤플렉스에 대해 말할 때 일부러 높은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는 이하이. 막연하게 가수를 동경했던 그녀는 ‘K팝 스타’에 출전하면서 비로소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낯도 많이 가리고 내성적인 이하이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만만치 않았다. 이하이는 “‘머시’(Mercy)를 부른 이후에 갑자기 이목이 쏠리면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압박감에 갖고 있는 원래 모습을 잃어버리고 중간에 좀 위축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덕분에 생긴 중장년 팬들은 큰 수확이다.

“40~50대 팬들이 ‘SBS 인기가요’에 오셔서 10대 팬들에 지지 않고 응원을 해 주세요. 가끔 키 크라고 영양제와 운동화도 선물로 챙겨 주시죠.”

최근 대선배 이문세의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받은 이하이는 “함께 노래를 한다면 정말 큰 영광이다. 이문세 선배님의 ‘휘파람’을 정말 좋아하고 오디션에서도 부르려고 연습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미 가수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한다면 음악 이외의 것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이하이. 그녀의 지금 꿈은 ‘하이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다.

“개성이 강하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팝스타 리한나가 롤모델입니다. 저도 어떤 장르의 곡을 부르든 저의 목소리와 개성을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하이 스타일’을 발견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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