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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 여성 속옷이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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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넌버벌쇼 ‘푸에르자 부르타. 신화/뉴시스
11m 상공에 떠 있던 무대가 서서히 내려오자 관객들은 손을 뻗어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물이 채워진 투명한 무대는 색색의 조명에 반짝였고, 무용수들은 그 위를 유영하며 신비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무용수들의 모습은 바닷속 깊은 곳 인어의 환영 같았다.

무대가 사람의 키 높이까지 내려오자 표정과 움직임은 한층 더 또렷해졌다.

관객은 고개를 들고 투명한 아크릴 무대를 통해 비치는 ‘인어’의 움직임을 한참 응시했다.

5일 중국 베이징 공티베이루에 위치한 공렌체육관.

서서 보는 클럽식 공연으로 유명한 (Fuerza Bruta·잔혹한 힘)’의 중국 투어 공연이 열렸다.

비트감 강렬한 음악으로 가득 찬 홀 안에서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쇼를 만끽할 준비를 했다.

쿵쿵거리는 음악에 그룹을 지어 춤을 추고, 연인을 얼싸 안고 빛을 향해 환호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공연을 즐겼다.

공중무대의 수중쇼가 단연 백미이지만, 관객과 출연진이 어우러진 댄스타임도 흥으로 가득한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객석으로 폴짝 뛰어 내려온 무용수들이 익살스런 표정을 하고 몸을 사정없이 흔들며 함께 춤을 추자고 꼬드기면 은발의 중년 신사도 절로 엉덩이를 실룩대고, 열 살 남짓의 꼬마도 헤드뱅잉을 했다.

무용수가 스티로폼 판을 관객의 머리에 힘껏 내리쳐 공중에 하얀 파편이 날릴 땐 일상의 스트레스가 훅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지위, 체면 따위는 다 내려놓고 그저 한바탕 놀아보자!”며 장난을 거는 악동들 마냥 배우들은 관객에게 거침없이 다가섰다.

공연은 70분간 이어졌다.

무대를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홀의 한가운데, 코너의 왼쪽과 오른쪽, 공중, 심지어는 벽면까지 활용한 펼치는 퍼포먼스는 관객의 혼을 쏙 빼놨다.

귀가 떨어질 듯한 총성에 이어진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몽환적인 멜로디에 취하다 보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이렇다 할 극 중 스토리는 없다.

하얀 옷을 입은 남자의 질주로 시작된 쇼가 다시 그와 동료의 ‘질주’로 끝을 맺는다는 수미쌍관의 형식 정도가 눈에 띄는 짜임새다.

따라서 극 중 메시지 같은 건 찾아도 그만, 찾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저 이성을 내려놓고 소리 지르며 즐기는 것으로 충분한, 한바탕 축제같은 공연이다.

2005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초연 후 2007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상설쇼로 선보이고 있을 만큼 인기를 끄는 작품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다.

특히 디제이의 음악과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낡은 느낌이 있다는 건 젊은이들의 놀이 장소인 클럽을 본뜬 이 작품에 중요한 결함이 될 수도 있다. 국내 젊은층 관객의 눈은 이미 최첨단의 음악과 이미지로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푸에르자 부르타 2.0’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중국 공연은 현지 관객에게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중국 측 공연 기획사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개막 후 정부 당국이 당초 600명으로 제한한 회당 최다 관객수를 1천 명으로 늘렸다. 관객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평균 티켓판매율도 90%를 기록했고, 표가 매진되는 회차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중국인 관객들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차 커신(25·여) 씨는 “이렇게 서서 춤추면서 보는 공연은 처음이다. 신나고 재미있는 쇼였다”며 “우리 또래의 관객이 더 좋아할 만한 퍼포먼스”라고 공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한국 공연은 오는 10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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