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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프로 순위 부활 6개월…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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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5% 밑돌고 순위 기준 제각각…신인 입지 좁아져

▲ SBS ‘인기가요’ 인피니트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이 순위제를 부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다.

방송가와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상파 TV 음악 프로그램 자체가 예전 만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과 함께 번번이 지적된 순위 산정 방식에 대한 의문이 시청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 넘기 어려운 시청률 5%의 ‘벽’ =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들의 최근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KBS 2TV ‘뮤직뱅크’의 지난 13일 시청률은 4.9%(닐슨 코리아·이하 전국 기준)였고, MBC ‘쇼!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의 지난 21-22일 시청률은 각각 3.3%·2.2%였다.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모두 합쳐도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뮤직뱅크’와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타는 KBS 1TV ‘6시 내고향’이 지난 13일 기록한 9.4%의 반 토막도 못 되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한때 음악 프로그램이 10%가 넘는 시청률을 구가하던 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2009년 8월 30일 SBS ‘인기가요’는 14.1%의 시청률(TnmS·전국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이를 두고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만 골라 유튜브 영상으로 선택해 소비할 수 있게 된 뉴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주요한 이유로 꼽는다.

’음악중심’의 서창만 CP는 “굳이 생방송을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순위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갑작스러운 시청률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짚었다.

◇ ‘제각각’ 순위 산정 기준…울고 웃는 가수들 = 지난 13-15일 ‘뮤직뱅크’에서는 걸그룹 카라가 ‘숙녀가 못 돼’로, ‘인기가요’에서는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쿠데타’로 각각 1위의 영광을 안았다. ‘쇼! 음악중심’은 이날 순위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처럼 매번 1위의 주인공이 다른 이유는 순위 산정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의 순위 발표가 시청자와 업계의 혼란만 가중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현재 ‘뮤직뱅크’의 ‘K-차트’는 디지털 차트 점수(디지털 음원+모바일) 65%, 방송횟수 점수 20%, 시청자 선호도 점수 10%, 음반 차트 점수 5%를 더해 순위를 정하고 있다.

또 ‘쇼! 음악중심’은 음원과 음반 점수 40%, 동영상 점수 15%, 시청자위원회 투표 20%, 생방송 문자 투표 25%를 반영한다. ‘인기가요’는 음원 점수 60%, SNS 점수 35%, 모바일 앱 ‘M&TV 톡’ 사전 투표 5%를 합산해 1위를 선정한다.

문제는 1위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방송 점수, 생방송 투표 등이 대중의 선호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뮤직뱅크’의 방송 점수는 해당 노래가 일부 프로그램에 20초 이상 노출될 때 계산되기 때문에 대중의 선택과는 무관하다. 유료 생방송 문자 투표 역시 응원하는 가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일부 아이돌 팬덤 위주로 이뤄진다.

결국 방송사들이 팬들의 심리를 이용한 문자 투표로 ‘돈벌이’에 열을 올리거나, 자체 개발 모바일 앱 홍보를 도모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관계자는 “1위를 주는 음악 프로그램만 케이블 채널 포함 5곳이다. 1위의 영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방송사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순위의 기반이 되는 음원 차트가 최근 ‘음원 사재기’ 등으로 공신력에 도전을 받는 터에 이를 토대로만 차트를 만들 수는 없다는 것.

’뮤직뱅크’의 하태석 PD는 “최근 ‘음원 사재기’를 두고 말이 많아 음원 차트만 기반으로 삼아 차트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 SBS ‘인기가요’ 인피니트
시청률은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가요계에서 ‘지상파 1위’가 갖는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다.

한 가요 홍보 관계자는 “음악 프로그램 1위가 과거 1990년대 ‘가요톱텐’ 같은 공신력이 없어진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지상파 1위는 중요한 홍보거리”라며 “유튜브나 KBS월드 등으로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1위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소속 가수의 노래를 TV에 내보내고자 지상파 PD들을 만나려 방송국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펼치기도 하고, 페이스북·트위터에 유튜브 영상을 링크시켜 SNS 점수 상승을 유도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 신인은 죽을 맛…노래 길이 ‘싹둑’ = 음악 프로그램 순위제 부활과 맞물려 엉뚱한 ‘불똥’을 맞은 이들이 있다. TV 노출이 절실한 신인 아이돌 그룹들이다.

현재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한 회당 출연하는 신인 가수의 수는 대략 5팀 정도. 대형 기획사 소속 팀들을 제외하면 신인 가수가 설 자리는 부족하기만 하다.

특히 ‘뮤직뱅크’는 지난달부터 기존보다 방송 시간을 20분 줄여 60분 동안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덜한 신인 가수들의 무대가 줄어들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한 인기 걸그룹의 소속사 관계자는 “순위 제도가 부활하면서 ‘음원 순위 100위권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출연시키지 않겠다’는 방송국도 등장하는 등 신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며 “과거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 밖에 자리가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 “신인의 경우 노래 길이를 원곡의 3분의 2, 혹은 절반 수준으로 편집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며 “그래도 1분이라도 출연하는 게 낫기에 음악 프로그램 출연에 목을 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뮤직뱅크’ 하태석 PD는 “기획사들의 처지도 나름 있겠지만, 시청자는 아무래도 잘 알려진 유명 가수들을 TV서 보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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