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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일반관객 좁은문…암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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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무대 5천석 중 3천500석 초청석…부산시·주최측 맘대로 선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표를 구하려고 인터넷 예매 당일 컴퓨터를 켜놓고 온종일 가슴을 졸이지만 까딱 클릭 한번에 여지없이 실패다.

▲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야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시작을 알리는 전야제 행사가 2일 오후 부산시 남포동 비프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영화제 측은 매년 ‘1천500석’가량을 일반인에게 제공하는데 매진까지는 채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올해도 43초 만에 매진됐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의 ‘허탈감’을 뒤로 하고 운좋게 표를 구하더라도 개막식에 참여했다가 이내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최소 5천석은 돼 보이는 ‘너른’ 야외 객석을 두고 ‘왜 1천500석만 예약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다가 행사 시작 전 여유로운 표정으로 ‘초청권’ 한 장 들고 별도의 통로를 통해 들어오는 소위 ‘관계자’ 3천여 명을 보면 박탈감마저 느낀다.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식 행사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부산시와 영화제 측이 개막식 ‘초청석’을 지나치게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데, 올해 개막식의 10개 좌석 중 7개가 초청석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계 인사, 원로영화인의 좌석 등 초청석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좌석이 영화제와 관련없는 ‘부산시 시정에 도움을 주신 분’ 등에게 선심성으로 분배된 것이 확인됐다.

◇ 시민들은 표 구하기 전쟁…암표 ‘활개’

3일 부산국제영화제측에 따르면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 좌석은 모두 5천석이다. 본래 4천석에 영화제를 위한 임시좌석 1천석을 더한 것이다.

이 중 1천500석은 일반관객을 위한 좌석이다. 1천300석은 인터넷 예매를 통해 판매되고 나머지 200석은 인터넷에 서툰 50대 이상의 장년층을 위해 마련한 ‘피프티플러스’(Fifty Plus) 현장 판매분이다.

수요는 많은데 영화제 좌석이 적다 보니 표 구하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불법인 줄 알지만 시민들은 인터넷으로 암표를 사고 판다. 2만원짜리 표 한 장이 순식간에 4만∼6만원짜리로 둔갑한다. 가격을 더 높게 부르기도 하지만 없어서 못판다.

지난달 27일 동구 범일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피프티플러스 현장 판매에도 암표상이 활개를 쳤다.

50∼60대 장년층과 표를 확보하려는 암표상들이 뒷거래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이날 암표상 문제가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지적되자 영화제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영화제 측에선 ‘인기탓’으로만 돌릴뿐 일반객석 추가 확보 등을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 나머지 3천500석 누구를 위한 좌석이지?

일반석 1천500석을 제외한 나머지 3천500석은 초청석이다. 초정장은 영화제 측과 영화제에 60억5천만원을 후원하는 부산시가 발행한다.

매년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부산시가 1천400∼1천500장가량을, 나머지 2천여장은 영화제 측이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확보한 초청권은 ‘시의 업무적 필요’를 고려하고 ‘평소 시정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께 나눠준다”고 밝혔다.

올해 시가 나눠준 초정장 중 최소 500장 이상은 각종 기관장의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도 영화제와 전혀 관계 없는 ‘시정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골고루 나눠졌다.

영화제 측에서도 문화계 인사, 원로 영화인 등 꼭 필요한 초청장을 제외한 400여장에 대해 ‘스폰서 지원 및 기타업무 활용’이라고만 활용처를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 정모(43)씨는 “부산시가 시민 혈세로 영화제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초청장의 나눠줄 권리가 생겼다면 그것은 온전히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면서 “영화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기관장 등 힘있는 사람들에게 ‘선심성’ 티켓을 줄 게 아니라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에게도 얼마나 티켓을 줬는지 점검해 보고 이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라”고 주문했다.

개막식 표를 구하지 못해 암표 구입 시도도 해봤다는 김모(21·여)씨는 “초대권이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표를 구하려고 가슴 졸이던 것이 ‘바보 짓’처럼 느껴지고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부산시와 영화제 측은 내년부터라도 꼭 필요한 초청장을 제외하고는 일반시민에게 돌려줘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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