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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인 교육권을 향해, 힘찬 ‘터치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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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조고 럭비부의 애환 기록한 다큐 ‘60만번의 트라이’ 첫선

재일 조선인 고등학생들의 좌충우돌 럭비대회 도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60만번의 트라이’가 지난 22일 도쿄의 한 상영관에서 첫선을 보였다.


▲ 지난 22일 일본 도쿄의 한 극장에서 열린 영화 ‘60만번의 트라이’ 시사회에서 영화의 소재가 된 오사카 조선고급학교 럭비부의 오영길(왼쪽) 감독이 럭비부원들과 무대에 올라 소감을 밝히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일본에 유학을 왔다가 재일 조선인들의 애환을 접하고 이후로 그들의 차별받는 삶을 알리는 데 힘써 온 박사유 감독은, 오사카시에 있는 오사카조선고급학교 럭비부의 2010년 럭비대회 도전 과정을 생생히 담았다. 영화는 2010년 봄 강력한 경쟁자인 후쿠오카고등학교와의 정면 대결에서 석패한 오사카조고 럭비부가 전국대회를 목표로 피나는 훈련을 거듭하는 과정을 전하고 있다. 서툴고 어색하지만 한국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오영길 감독과 장난기가 가득한 재일조선인 고교생의 모습이 사실적이고 진지하게 묻어 나온다.

영화는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지방정부의 결정을 바꾸려고 길거리로 나서 시민에게 호소하는 학생들의 모습, 졸업 여행으로 북한에 다녀와 조국의 의미를 생각하게 됐다는 럭비부원의 얘기 등을 통해 10대 재일 조선인의 정체성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특히 일본 각지의 지방자치단체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개발 등 북한의 도발을 이유로 재일 조선인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줄줄이 중단하는 최근 상황에서 정치와 분리된 보편적 교육권을 주장하는 이들의 메시지가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상영회가 끝나고 무대에 오른 럭비부의 오 감독은 “처음에는 운동장에 오면 안 된다거나 라커룸을 찍으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영화를 보고 내가 몰랐던 아이들의 여러 면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방암과 싸우면서 영화를 완성한 박 감독은 무대 행사를 진행하는 내내 손에 든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60만번의 트라이’는 다음 달 15일 도쿄에서 상영을 시작하며 올해 8월에 한국에서도 개봉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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