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새달 12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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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의 강수연(왼쪽)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영화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외부적으로는 국내 영화인 상당수가 영화제 보이콧을 풀지 않았으나 영화제 사령탑이 이를 해결하는 데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내부에서는 소통 문제가 불거졌다. 설상가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던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지난 5월 칸영화제 출장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갈등은 더 깊어지며 영화제 사무국 직원 4명이 사표를 냈으며, 김 수석프로그래머의 뒤를 이어 부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홍효숙 프로그래머마저 내부 반발로 영화제를 떠났다. 사무국 전체 직원이 지난달 초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 등을 호소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고, 이에 김 이사장 등은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은 “강 위원장을 어렵게 모셔 와 그간 영화제를 이끌어 왔는데, 갑자기 소통 문제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영화제에 온 첫날부터 오늘까지 매일이 위기였고, 저 자신부터 불안함에 시달렸다”며 “지난 3년간 영화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위기와 절망감, 마음고생은 여러분들의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이라도 영화제는 치러야 한다는 믿음으로 올해도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앞으로 어떤 이유에서건 영화제 개최에 대한 불신은 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후임 선출과 관련, 김 이사장은 “정관상 이사장 궐위 때는 이사회 최연장자가 임시 의장을 맡고 이사회 제청으로 총회에서 선출될 것”이라며 “부산 지역 인사 9명과 영화인 9명이 이사회를 구성하는데, 저희 둘이 물러난다고 해도 총회에서 좋은 분을 선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제22회 영화제는 다음달 12일 개막해 열흘간 열린다. 세계 75개국 298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신수원 연출, 문근영 주연의 ‘유리정원’, 폐막작은 대만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다. 개·폐막작 모두 여성 감독 작품이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 신작 ‘마더!’로 초청받은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과 이 작품을 통해 그와 연인 관계로 발전한 할리우드 톱스타 제니퍼 로런스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라 주목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