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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만 터지나…언니들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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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체육인 예능 E채널‘노는 언니’화제
남성 주도 예능판서 보기 드문 여성들 뭉쳐
박세리 빼면 방송 경험 없지만 예능감 뽐내
방현영 CP “언니 리더십 보여주고 싶어”


▲ 큰언니 박세리부터 한유미, 남현희, 곽민정에 막내 정유인까지 살얼음판 같은 경기장을 벗어난 운동선수들이 ‘노는 언니’에서 예능감을 마음껏 뽐내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3~4회 방송에서는 장애물 달리기 등 각종 경기에서 남다른 승부욕과 몸개그를 보여 주기도 했다.
E채널 제공
남성이 주도하는 예능판에 여성 스포츠인들만 출연한 E채널 ‘노는 언니’가 신선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남성에 비해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여성 ‘스포테이너’(스포츠 스타+엔터테이너) 예능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는 언니’는 평생 운동만 한 언니들이 캠핑과 코믹한 운동 종목 등 그동안 못해 본 것을 즐기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지난 4일부터 시청자를 만났다. 박세리(골프), 곽민정(피겨), 남현희(펜싱), 한유미(배구) 등 은퇴한 ‘전설들’과 현역인 이재영·이다영 자매(배구), 정유인(수영) 등 연령과 종목이 다양한 출연진이 동참했다.


▲ 큰언니 박세리부터 한유미, 남현희, 곽민정에 막내 정유인까지 살얼음판 같은 경기장을 벗어난 운동선수들이 ‘노는 언니’에서 예능감을 마음껏 뽐내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3~4회 방송에서는 컬러링 펜싱 등 각종 경기에서 남다른 승부욕과 몸개그를 보여 주기도 했다.
E채널 제공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방현영 E채널 CP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 선수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이만기, 강호동, 허재, 안정환, 서장훈 등 1990년대부터 꾸준히 등장한 남성 예능인에 비해 여성 선수는 올림픽이 아니면 TV에서 만나기 힘든 게 현실이다.

MBC ‘황금어장’, ‘일요일 일요일 밤에’, JTBC ‘한끼줍쇼’ 등을 연출했던 그에게도 여성 체육인만 나오는 예능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방 CP는 “그동안 여성만 나오는 예능은 만들기 어렵다는 암묵적 분위기가 있었다”며 “선수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면서도 롤모델 ‘언니십’(언니 리더십)에 대한 갈증을 풀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 큰언니 박세리부터 한유미, 남현희, 곽민정에 막내 정유인까지 살얼음판 같은 경기장을 벗어난 운동선수들이 ‘노는 언니’에서 예능감을 마음껏 뽐내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3~4회 방송에서는 킥보드 멀리뛰기 등 각종 경기에서 남다른 승부욕과 몸개그를 보여 주기도 했다.
E채널 제공
취지에 공감한 박세리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부터 코로나19로 각종 대회가 취소된 현역 선수들까지 섭외에 속속 응했다.

이렇게 모인 언니들은 방송인이 아닌 여성들만 모여도 재밌는 예능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준다. 박세리를 빼면 출연진 대부분 방송 경험이 없고 고정 진행자도 없지만, 의외의 솔직함과 허당기가 웃음을 만들어 낸다. 처음 가보는 MT에선 서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마룻바닥 피겨스케이팅, 머리로 치는 골프, 몸에 물감을 묻히는 펜싱 등 변형된 ‘언림픽‘(언니+올림픽)에선 승부욕을 발산하고 몸개그까지 선보이며 숨겼던 예능감을 뽐낸다.

선수로서 고충을 털어놓는 과정에서는 세대와 종목을 넘은 공감대도 만들어진다. 부상이나 고된 훈련 등 경험에 대한 수다 속에 여성 엘리트 체육인이 마주해야 하는 편견들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근육이 많은 몸 때문에 악플이 많았다는 정유인에게는 “근육이 날개 같다”는 칭찬을 건넨다. 남현희는 기혼 여성에게 가혹한 체육계 현실을 나누고, 현역 선수들은 선배들에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몸매나 옷차림에 대한 평가는 쉬는 시간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제작진 설명처럼 서로에 대한 비하나 평가는 낄 틈이 없다.


▲ 방현영 E채널 CP
본방송 시청률은 1%를 밑돌지만 화제성이 커지며 정규 편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 CP는 “‘놀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져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김연아, 김연경, 장미란 선수를 보고 싶다는 요청이 벌써 쇄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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