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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안진경(27)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가수 안진경
“2001년 그룹 투야로 가요계에 데뷔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솔로 음반이라 각오가 남다르겠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은 후였다. ‘너무 아픈 곳을 찔렀나?’라는 생각에 미안했다. “너무 질문이 공격적이었나요”라며 급하게 수습하려고 하자 눈물을 닦은 안진경이 입을 열었다.

“아니요. 그냥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어요.”

도회적인 세련미가 물씬 풍기는 외모지만. 안진경은 시골 출신이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 삼척리 청양골 출생입니다. 거기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마을에는 20여 가구가 모여 살아요. 부모님은 아직도 거기서 농사를 짓고 계세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그곳에서 살다가 가수 하겠다고 고1 때 상경했어요.”

그의 부모는 안진경이 가수가 되는 것을 극구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딸의 열망을 알고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두 분은 제가 세상에서 노래를 제일 잘한다고 믿으시죠. 부모님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파요. 가수를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참았어요.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눈물을 흘린 이유는 또 있다. 가수 생활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9년 전 투야로 데뷔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투야 해체 후 가수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2007년 그룹 베이비복스 리브의 리더로 발탁됐다. 새 출발을 한 데다 리더라서 의욕이 넘쳤으나 역시 아쉬움만 남긴 채 활동을 접었다.

“회사 사정으로 팀이 해체됐어요. 활동을 할 때도 태국. 중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에 더 주력했죠. 한국에서 활동을 자주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쉬웠어요. 좀 더 많은 모습을 국내에 계신 팬들에게도 보여 드렸어야 하는데….”

최근 ‘못된 사랑’을 타이틀곡으로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그는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미디엄 템포의 ‘못된 사랑’은 안진경의 애절한 보이스컬러가 인상적이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 댄스곡을 주로 불러왔던 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노래다.

“댄스곡을 주로 부르다 보니 제 이미지가 좀 강했던 편이거든요. 하지만 원래 제 보이스컬러는 부드러운 편이라고 생각했어요. 녹음 작업을 하면서도 그런 매력을 보여 드리려고 했고요.”

김지혜 등 투야를 함께했던 멤버들. 베이비복스 리브 시절의 동생들은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다. 안진경이 솔로로 데뷔한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잘됐다”면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그에게 “열심히 하세요”. “이번에는 잘되기를 바랄게요”라는 응원 댓글로 파이팅을 기원해주고 있다.

안진경은 자신을 신인처럼 봐달라고 당부했다.

“투야나 베이비복스 리브 시절을 숨기고픈 마음은 없어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솔로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얻은 거니까요. 아직 안진경이라는 이름으로 보여 드릴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백지장’처럼 하얀 신인으로 지켜봐 주세요.”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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