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 미아·실종자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전미찾모)’ 등에 따르면 당시 사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화 ‘아이들’(가제)이 이르면 이날 경기도 안성 일대에서 첫 촬영을 한다.
1991년 3월 26일 유철원(당시 13세)군 등 5명의 어린이가 대구 달서구 와룡산으로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돼 2002년 9월26일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된 사건은 타살로 결론났지만,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실종일을 기준으로 한 사건 공소시효(15년)도 2006년 3월25일 자정에 만료돼 현행법상 범인을 잡아도 처벌할 수 없는 상태다.
이 사건은 1992년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으로 영화화한 적이 있지만, 아이들을 찾기 위한 어린이, 청소년용 상업영화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리턴’의 이규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투자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은 누리픽처스와 롯데가 공동으로 맡았다.
영화는 이 감독 등이 2년 반 전에 기획해 범죄 스릴러 장르의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촬영을 시작한다.
제작사 측은 일단 사건이 발생한 ‘시기적 리얼리티’를 영화에 반영하려고 소년들이 실종한 3월 말을 배경으로 한 ‘계절 장면’을 영상에 담는다.
영화는 서울에서 좌천당한 방송국 연출자인 남자 주인공이 대구에서 ‘개구리 소년’ 사건을 접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남자 주인공 캐스팅은 거의 확정했고 마지막 조율 단계에 있다. 일단 계절에 맞는 장면들을 먼저 찍고 본격적인 촬영은 6월 중순이나 7월 초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1년 ‘개구리 소년’ 부모와의 만남을 계기로 실종 아동 찾기 운동을 시작한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은 “19년 세월동안 엄청난 고통 속에 살아온 피해자 부모들은 지금도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미아와 실종자 찾기에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반인륜적인 범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 회장과 피해자 부모 등은 26일 실종사건 16주년을 맞아 피해 아동들의 시신이 발견된 대구 와룡산 세방골에서 위령제를 지낼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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