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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우들이 요즘 아줌마 팬들의 정성에 어깨가 으쓱하고 있다. 걸 그룹이 아저씨 부대의 우렁찬 함성에 기운을 얻으며 더욱 멋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면. 남자 배우들은 아줌마 팬들이 마련한 정성스런 음식으로 보양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한턱을 제대로 내는 일거양득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소지섭
김남길


◇비타민부터 스테이크까지. 종합선물세트

여성 팬이 많은 남자배우의 촬영장에는 언제나 건강보조식품 등의 선물상자와 음식들이 가득하다. 현재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의 이민호. SBS 드라마 ‘나쁜 남자’와 영화 ‘폭풍전야’의 김남길. 영화 ‘포화 속으로’의 차승원.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소지섭 등이 있는 촬영장에는 30~40대 아줌마 팬들로 북적이는 데다 이들이 가져온 각종 선물들로 현장 분위기가 훈훈하다.
이민호


이민호의 열성팬들은 지난 25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축하 화환 및 얼음 조각상을 준비했는가 하면 취재진에게 ‘개인의 취향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볼펜과 포스트잇 그리고 마우스 손목 보호대 등을 나눠줬다. 또한. 드라마 촬영장에는 정성스럽게 만든 엄마표 도시락과 스테이크 등을 모든 스태프에게 매일 돌려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김남길 팬도 지난 24일 영화시사회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김남길이 CF모델인 커피와 빵을 돌리면서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차승원의 팬들은 지난주 ‘포화 속으로’ 지방 촬영현장에 간식 100인분을 공수하기도 했으며 소지섭의 팬들도 드라마 스태프를 위해 티셔츠와 떡. 커피. 우유 등을 일일이 선사했다.

◇아줌마 팬들은 서태지와 아이들 세대

이들 아줌마 팬은 전문 사진사 못지않게 사진 찍는 기술도 수준급이며 블로그 운영으로 팬 카페 활동에도 열심이다. 대부분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으로.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자기표현에 적극적이었던 신세대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아줌마 팬의 경우 엄마 혹은 누나와 같은 마음이라 남자 연예인에게 애정을 쏟고 있다. 해당 연예인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스태프들을 챙겨주고 있다. 일부 극성스러운 10대 팬과 달리 연예인과 직접 대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편이며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연예인이 현장에서 이들 팬에게 자상한 눈인사 혹은 감사의 말을 전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배우에게 쏟아지는 선물 공세와 인기 때문에 여자배우들은 눈치를 보기도 한다. 한 매니저는 “아줌마들의 열혈 도시락 정성은 정말 대단하다. 특정 배우가 너무 많은 선물을 받는 바람에 어떨 때는 상대 여배우에게 민망하리만치 미안할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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