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제빵왕 김탁구’의 전인화(서인숙 역)·정성모(한승재 역)를 비롯해 MBC ‘동이’의 이소연(장희빈 역)·김유석(장희재 역). MBC ‘황금물고기’의 이태곤(이태영 역). SBS ‘당돌한 여자’의 김청(하은실 역)·서지영(왕세빈 역). SBS ‘나쁜 남자’의 김남길(심건욱 역) . MBC ‘로드 넘버원’의 김진우(김수혁 역) 등이 팜므파탈. 옴므파탈로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나쁜 남자. 나쁜 여자 캐릭터는 지속적으로 등장해왔다. 올해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이들은 대부분 과거 치명적인 상처 때문에 마음 속에 복수의 칼을 갈면서 악마적인 속성이 폭발했다는 것. “당신. 부셔버릴거야”라고 울부짖던 ‘청춘의 덫’(1999)의 심은하가 2010년 여름 다시 환생한 분위기다.
KBS2 ‘제빵왕 김탁구’의 재벌가 사모님 전인화는 나쁜 여자의 전형이다. 아들을 낳지 못한다고 구박한 시어머니와 냉담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편의 비서인 정성모와 정을 통해 아들을 낳는다. 이렇게 낳은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남편이 밖에서 낳아온 아들 윤시윤(탁구)을 죽이라는 지시까지 서슴지 않는다. 정성모 역시 2인자로 살아온 데 대한 복수를 위해 적극 전인화를 돕는다. 시청자들은 전인화와 정성모가 또 어떤 악행으로 주인공을 괴롭힐까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MBC ‘황금 물고기’의 이태곤은 고아인 자신을 키워준 윤여정(윤희 역)이 어릴 때부터 자신을 구박한 것과 친어머니를 죽게한 데 대해 철저한 복수극을 펼치고있다. 아버지처럼 따랐던 김용건(경산 역)에게 누명을 씌워 병원에서 쫓겨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윤여정을 정신병원에 가두는 등 한 집안을 완벽하게 몰락시킨다.
SBS ‘나쁜남자’의 김남길은 어릴 적 자신을 입양했다 파양한 재벌 회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딸들을 목표로 삼았다. 큰딸 오연수(홍태라 역)와 작은딸 정소민(홍모네 역)을 동시에 유혹하는 것은 물론 자신을 재벌가 아들로 오해하고 접근한 한가인(문재인 역)마저 사랑의 포로로 삼는다. 이들 여자들은 김남길의 옴므파탈적 면모를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이끌리며 파멸을 향해 치닫고있다.
MBC ‘동이’의 이소연은 그동안 숨겨놓았던 악녀본색을 드러냈다. 그동안 ‘착한 장희빈’이라는 캐릭터로 초반을 이끌었던 이소연은 한효주(동이 역)가 성은을 입으면서 라이벌로 떠오르자 조선시대 대표 팜므파탈 캐릭터로 변신해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가하면 착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도 인기몰이를 하고있다.
SBS ‘당돌한 여자’의 김청과 서지영은 착한 며느리와 새언니를 괴롭히는 악역이다. 아들보다 한참 부족한 며느리라는 생각에 이유리(지순영 역)를 미워하는 김청은 현재 며느리 시청자들의 공적이 됐다. 또 친구에서 시누이·올케 사이로. 다시 고부 관계로 변화하면서 끝까지 이유리를 괴롭히는 서지영도 악역으로 시청률을 견인하는 일등공신이다.
MBC ‘로드 넘버원’의 김진우도 마찬가지. 주인공들의 운명을 엇갈리게 하는 얄미운 역이다. 집안의 하인인 소지섭(장우 역)이 여동생 김하늘(김수연 역)의 모습을 몰래 그려온 사실을 알고 낫으로 소지섭의 손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김하늘과 소지섭을 자꾸 엇갈리게하는 얄미운 캐릭터다.
김영숙기자 eggro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