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녀’를 패러디해 폭소를 유발하고 있는 SBS ‘웃찾사-홍하녀’ 코너의 개그맨 황영진(31)과 홍윤화(22)가 원작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서고 싶은 소망을 밝혔다.
![황영진(왼쪽)·홍윤화 황영진(왼쪽)·홍윤화](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7/16/SSI_20100716114059_V.jpg)
막이 오르면 욕조를 닦고 있는 하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주인남자가 나와 이것저것 시키면 뚱뚱한 하녀가 돌아보면서 남자에게 수건을 던진다. 이어 두 사람의 탱고가 펼쳐진다. 원작이 주는 기대를 무참히 깨뜨리면서 웃음을 주는 이 코너는 홍윤화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토요일 심야시간대로 방송시간을 옮기고 라이브쇼 형식으로 포맷도 확 바꾼 ‘웃찾사’의 대표 코너로 떠올랐다.
홍윤화는 “한번쯤 섹시한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평소 전도연 마니아였기 때문에 ‘하녀’를 패러디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하녀’ 코너에서 홍윤화는 ‘하녀’는 물론 영화 ‘해피엔드’. ‘밀양’ 등의 전도연 연기를 응용하고 있다.
연습 때나 녹화 때 에피소드가 많이 생긴다. 웃느라 녹화가 지연되는 건 다반사. 황영진에게 욕조를 닦던 수건을 던지는 장면은 수차례 NG가 났다.
![황영진(왼쪽)·홍윤화 황영진(왼쪽)·홍윤화](https://img.seoul.co.kr//img/upload/2010/07/16/SSI_20100716112121_V.jpg)
“내가 운동신경이 없다.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못한다. 물수건을 아무리 던져도 얼굴에 맞지 않아 애먹었다.”(홍윤화)
그러나 오래 호흡을 맞춰온터라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다. 다소 과장된 느낌의 스킨십도 아무렇지 않게 해낸다.
“연습하다보면 신체에 손이 닿기도 한다. 스킨십을 하면 보통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윤화는 음. 엄마같다.”(황영진)
“나 역시 마찬가지다. 영진 선배와 아무리 야한 장면을 연기해도 전혀 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홍윤화)
두 사람은 서로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황영진은 “윤화는 뚱뚱한 게 장점이다. 두번째 장점은 많이 먹는 거! 그동안 윤화 삼겹살 사주느라 돈 100만원은 쓴 거 같다. 윤화는 먹을 때 아이디어가 막 나오기 때문에 자주 사줘야 한다. ‘홍하녀’ 코너는 윤화가 꽃등심을 먹다가 짰다”고 강조했다. 홍윤화는 황영진의 양보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황영진이 음식 양보할 때가 가장 멋있다는 설명.
황영진은 2003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맨 김태현. 김신영 등과 동기다. 동기들이 잘나가는 걸 지켜보며 속이 쓰리지 않았을까 궁금해하자 손사래를 친다.
“개그맨을 처음 시작할 때는 ‘유재석이 될 거야’하면서 달렸는데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지금은 이윤석. 염경환 선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분들처럼 꾸준히 방송하는 게 소원이다.”
2006년 데뷔한 홍윤화는 어떤 개그맨보다 연기 잘하는 개그맨이 되고 싶은 게 꿈이다.
“개그맨 생활이 힘들어서 영진 선배에게 투정부렸더니 선배가 이런 글을 써줬다. ‘항상 햇볕이 쨍쨍한다면 세상은 사막이 됐을거야.’ 지금은 ‘웃찾사’의 인기가 낮지만 언젠가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가겠다.”
김영숙기자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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