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신보가 나왔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그러나 실제로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반만인 오는 14일 그의 신곡들로만 채워진 새 앨범 ‘마이클(MICHAEL)’이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된다.
잭슨의 생전 마지막 정규앨범 ‘인빈서블(Invincible)’(2001년)이 나온 지 9년 만이다.
가수들이 세상을 떠난 뒤 생전의 미발표곡들을 모아 ‘부트레그’ 시리즈로 발매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번 앨범은 성격이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정규 앨범에 수록하려다 제외된 곡들을 모아놓은 앨범들과는 달리,잭슨이 다음 앨범 수록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녹음한 곡들을 거의 그대로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다.
잭슨은 언제나 다음을 준비하는 아티스트였기에 지난 9년간 그가 만든 노래들은 상당량 축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비밀리에 엄선된 소수의 협업 상대와 함께 뉴저지의 자택과 라스베이거스,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에서 꾸준히 작곡과 녹음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그가 남긴 곡들로 새 앨범을 제작하는 작업은 마이클 잭슨 재단과 소니뮤직과의 계약이 지난 3월 갱신되면서 구체화돼 앨범에 수록될 모든 노래와 세세한 문구 하나하나까지 유족들의 승인을 얻어 마무리됐다고 소니뮤직은 전했다.
지난달 초 한시적으로 공개된 싱글곡 ‘브레이킹뉴스(Breaking News)’를 두고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가 맞느냐는 진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소니뮤직 측은 “골수 팬들은 물론이고 누구나 들어보면 마이클 잭슨 목소리가 맞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소니뮤직이 9일 기자들을 모아놓고 먼저 공개한 마이클 잭슨의 신곡 10곡은 실제로 그런 의심을 품기 어렵게 만들었다.
공개된 곡들은 모두 그의 독특한 목소리와 창법은 물론 평소 음악 스타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다.좀 더 현대적인 감각을 입히긴 했지만 강렬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잭슨표’ 음악은 그대로였다.
먼저 공개된 첫 싱글 ‘홀드 마이 핸드(Hold My Hand)’가 ‘힐 더 월드(Heal The World)’를,5번째 트랙인 ‘몬스터(Monster)’는 ‘쓰릴러(Thriller)’를 연상시킨다.
특히 래퍼 ‘피프티 센트(50 Cent)’가 참여한 ‘몬스터’는 무거운 비트에 잭슨의 파워풀한 보컬이 더해져 전성기 시절의 잭슨을 떠오르게 했다.
록 가수 레니 크래비츠가 작사.작곡.피처링한 ‘어나더 데이((I Can’t Make It) Another Day)‘는 북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웅장한 도입부와 잭슨의 내지르는 듯한 보컬이 인상적이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몸담고 있는 일본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의 곡을 샘플링한 ’비하인드 더 마스크(Behind The Mask)‘는 빠른 비트의 흥겨운 댄스곡으로 잭슨의 시원한 고음을 감상할 수 있다.
잭슨 혼자서 작업한 ’베스트 오브 조이(Best of Joy)‘는 어쿠스틱 기타를 바탕으로 한 밝고 포근한 느낌의 팝발라드곡이지만 “We are forever(우리는 영원할 것)”라는 후렴구 가사가 그가 세상을 떠난 현실과 맞물려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잭슨이 1981년에 써놓았다는 곡 ’머치 투 순(Much Too Soon)‘은 호주 출신의 명 기타리스트 토미 엠마누엘의 부드러운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명인 토미 모건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곡으로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팝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잭슨의 음악적인 열정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앨범이 될 것 같다.
마이클 잭슨의 새 앨범 ’마이클‘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14일 오전부터,온라인 디지털 음원은 이날 자정부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판매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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