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소연이 (화영을) 왕따 했는지는 내 눈으로 본 것도 아닌지라 단죄하듯이 하차시킬 수는 없었다”면서도 “대다수 시청자가 그 때문에 불편해한다면 다른 배우의 노력이 빛 바라지 않도록 소연의 분량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티아라는 이른바 ‘왕따 논란’으로 최근 홍역을 치렀으며 이로 인해 멤버들의 광고와 각종 대외 홍보활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은정은 제작발표회까지 마친 SBS의 주말극 ‘다섯손가락’에서 지난 22일 전격 퇴출됐다.
황 작가는 ‘티아라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질 동안 의혹 해명에 소극적이었던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에 대한 섭섭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시청자의 사랑을 먹고사는 게 드라마”라며 “소속사에서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 논란은 쌓이는데 대처 없이 출연만 밀어붙이니 나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티아라 사태’는 ‘해운대 연인들’의 제작발표회 하루 전에 불거졌다. 소연의 촬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 제작진으로서는 소연을 계속 안고갈 수밖에 없었다.
황 작가는 “소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의 일정을 조정해 해당 분량을 다시 찍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해운대 연인들’은 조여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부산사투리 연기를 두고 ‘어색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 작가는 “사투리가 곧 연기는 아닌데, 배우들에게 미안하다. 말(사투리) 때문에 말이 나오면 연기가 위축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제작발표회 때 우리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며 “사투리가 곧 연기력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배우들이 사투리 선생님까지 두고 연기할 대사를 녹음해서 반복해 듣는다”며 “마치 유학생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작품에 들이는 배우들의 노력을 언급했다.
’해운대 연인들’의 대본은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 쓰인다. 사투리로 써 버리면 배우들이 알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
황 작가는 “처음에는 말끝 어미나 싸우는 장면에서만 사투리를 쓰려 했다. 하지만 부산까지 가서 촬영하는데 사투리를 써야 하지 않겠나 싶어 사투리로 연기하게 됐다”라며 “대본은 서울말로 쓴다. ‘와이러노’ 같은 정도만 대본에 직접 쓴다”고 전했다.
황 작가는 20여 년 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 예능 작가로 펜을 들었다. 이후 ‘전원일기’, ‘뉴하트’, ‘시티헌터’ 등 주로 묵직한 주제의 작품을 썼다.
그는 “사실 센 이야기보다 ‘해운대 연인들’ 같은 작품이 더 어렵다. 강한 이야기는 이야기가 ‘쭉쭉’ 나갈 수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미묘한 감정 표현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운대 연인들’의 배경이자 콘셉트인 부산은 그가 2년 전부터 생각해 둔 것.
당시 ‘대물’에서 중도하차한 후 잠시 내려간 부산에서 서울과 다른 부산 특유의 에너지와 풍경에 매료된 것.
하지만 실제 부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만드는 것은 또다른 이야기.
그는 “사실 특정 지역색만 드러난다는 이유로 PPL이 잘 안 들어온다”며 “부산 현장 ‘올로케’ 촬영이다 보니 제작 비용도 많이 든다”고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드라마는 지난 21일 9.3%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을 기록했다. 경쟁작 MBC ‘골든타임’, SBS ‘신의’에 비해 2-5%포인트 뒤지는 수치.
황 작가는 “여주인공인 조여정은 내공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가 마칠 때쯤 시청률이 20% 가까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