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오늘 오전 ‘인간극장’

10여년 전 페루의 가난한 마을 코라오를 찾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은 현지인들과 함께 손수 도자기 학교도 짓고 큰 수익까지 얻었다. 코이카의 모범사례로 뽑힌 동료들은 뿌듯한 마음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중 도자기 만드는 법을 가르쳤던 늦깎이 봉사단원 길동수(53)씨와 박은미(42)씨는 그곳에 남았다. 그들은 왜 낯선 땅에 남게 됐을까.

동수씨와 은미씨는 자연스레 가까워지며 부부의 연을 맺었고 도영(6), 서영(4), 우영(1)을 낳았다. 쿠스코에선 이 한인 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단지 유일한 한국인 가족이라서가 아니다. 쿠스코 정착 후 부부는 조그마한 한식당 ‘사랑채’를 차렸다. 소식을 듣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며 페루의 젊은이들이 하나씩 찾아오고 그런 모습이 기특했던 부부는 ‘페루한국문화원’을 열어 한국어를 강의했다. 여기에 문화원 학생들과 함께 여는 한국 축제 ‘쿠스코리아’까지 부부는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페루 젊은이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조금만 더 도와주면 이 사람들이 조금 더 잘살 수 있지 않을까.” 페루에 남기로 결정했을 때 품은 부부의 희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동수씨는 요즘 또 다른 희망을 품었다. 예전 도자기 학교가 그랬듯 장차 현지 아이들 자립의 발판이 될 커피 학교를 열고 싶은 것이다. 그가 계속해서 꿈을 키워 올 수 있었던 건 그의 곁을 든든히 지켜 주는 아내 은미씨 덕분이다.

KBS 1TV는 17일부터 닷새 동안 매일 아침 7시 50분 ‘인간극장’에서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의 도시 쿠스코에서 한국의 정을 뿌리내린 이 부부의 삶과 꿈을 소개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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