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모자보건이 최악이다. 아시아 국가 중 산모와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다. 소독약과 봉합사 부족으로 응급 제왕절개도 망설일 정도이고, 전문 의료진 부족으로 산모 10명 중 6명이 집에서 출산한다. 27일 밤 11시 40분 방영되는 KBS 1TV 특집다큐 ‘코리아, 생명의 희망을 심다’에서는 이처럼 의료 환경이 열악한 캄보디아에 선진 의료 시스템을 구축·보급하는 한국 의료진의 모습을 담았다.
캄보디아 서북쪽에 위치한 동양 최대의 호수 톤레삽. 제주도보다 큰 이 호수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상마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화장실 분뇨와 축사 오물 등이 그대로 흘러들어 오염된 호수 물에 몸을 씻고 빨래를 하고 식수로도 사용한다.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주민들은 언제나 수인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서른한 살에 일곱째 아이를 출산한 속 산니는 이유 모를 질병으로 아이 셋을 잃었다. 오염된 물과 불결한 환경 때문이라고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 돈이 없어 아이들을 병원에 한번 데려가지 못했다.
2년 전, 한국의 지원으로 이곳에 코치비앙 수상보건소가 세워졌다. 산모대기실, 진찰실, 분만실 등 청결한 시설은 물론 물 정화 시설까지 갖춰 깨끗한 물로 산모와 영아들을 돌볼 수 있다. 수상마을 주민들에게 코치비앙 수상보건소는 안전하고 깨끗한 의료시설의 상징이 됐다.
한국 의료진은 출산 때 산모와 영아의 생명을 책임지는 조산사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한 1회성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모자보건 시스템을 갖춰 보건 자립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