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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굿와이프, 원작과 같은 스토리에 다른 색채 입혀 호평

한국 방송사의 첫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10년 넘게 TV를 떠나있던 전도연의 복귀작.

사진=CJ E&M 제공
많은 기대와 우려를 받은 tvN ‘굿와이프’가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첫회 시청률은 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이미 검증된 탄탄한 구성에 화려한 출연진의 안정적인 연기, 세련된 영상미에 호평이 이어졌다.

1~2회 방송분은 제작진이 공언했듯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고스란히 살렸지만, 그 와중에도 전도연은 초반부터 원작과는 다른 자신만의 캐릭터를 온전히 세우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 다른 외모 다른 해석…전도연의 ‘굿와이프’

미국 CBS ‘굿와이프’의 주인공 얼리샤 플로릭을 맡았던 배우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원작의 줄리아나 마굴리스는 짙은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다. 첫인상이 다소 강해 보일 정도다.

얼리샤는 남편의 정치·불륜 스캔들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차분하다.

변호사로 다시 일하기 위해 수차례의 면접을 보면서 마주하게 된 여성, 엄마, 스캔들의 주인공 등 수많은 편견을 마주한 그는 싸울 준비를 하듯 어금니를 꽉 문 듯한 모습이다.

첫 회 등장 장면에서 하나로 묶은 헤어스타일에 촌스러워 보일 정도로 얌전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얼리샤는 시간이 갈수록 세련된 커리어우먼의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성인 여성의 섹시함을 드러낸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무너질 듯 위태로웠던 얼리샤의 속내가 드러나고, 주변 인물들과 관계를 쌓아가면서 첫인상과 다른 인간적인 면모가 나타나는 것이 ‘굿와이프’의 관전 포인트라 할 정도.

이에 반해 제작진이 그의 출연을 기원하며 붙였다는 김혜경(영화 ‘무뢰한’에서 전도연의 극중 이름이다) 역을 맡은 전도연은 오히려 연약해 보이는 외모다.

한때 ‘베이비페이스’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말간 얼굴에 길게 늘어트린 헤어스타일까지, 전도연은 줄리아나 마굴리스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일곱 시즌에 걸쳐 얼리샤의 연애사까지 다루며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던 원작에 비해 16개 에피소드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결말을 내야 하는 이번 ‘굿와이프’에서 전도연은 성적 매력을 표현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매력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거짓을 말하는 듯한 의뢰인을 다그치고 남편 이야기를 무기로 자신을 겁박하는 검사를 대할 때 연약해 보이는 모습 속에서 살짝 엿보이는 강단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자신을 배신한 남편에게는 “당신은 개자식”이라며 분노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

◇ 전도연 존재감, 한국판 ‘굿와이프’를 이끄는 힘

“드라마 촬영이 11년 만인데 촬영장이 너무 달라졌다. 촬영 시작한 지 2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현장에 조금 적응한 것 같다.”

전도연이 첫 방송에 앞서 열린 ‘굿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복귀 소감이다.

2005년 ‘프라하의 연인’을 끝으로 TV를 떠났고 이후 결혼해 딸을 낳았다. 베테랑 배우이지만 영화 촬영과 달리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온 그는 극 중 10여 년 만에 사회에 복귀하는 김혜경처럼 긴장돼 보였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결혼해 평탄한 삶을 살아가던 여성 김혜경이 남편의 스캔들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엄마, 아내가 아닌 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이 드라마는 단연코 김혜경의 드라마다.

전도연은 제작발표회에서의 엄살과 달리 ‘칸의 여왕’답게 그간의 공백이 무색한 연기를 해냈다.

첫 출근 날 회의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신입 변호사의 긴장감, 남편의 불륜과 그 불륜을 아는 온 세상을 마주해야 하는 중압감,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화면을 뚫고 나왔다.

조사원 김단(나나 분)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모습은 법정 신과 다른 또 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첫 방송에 앞서 “1~2회는 원작의 오리지널리티에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첫 장면은 원작에 대한 오마주인 듯 화면의 구도까지 같았다.

원작과 거의 같은 인물관계에 초반부 에피소드까지 그대로 가져온 한국판 ‘굿와이프’에서 전도연은 원작과 다른 색채를 가진 연기로 ‘리메이크’의 의미를 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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