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들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방송사와 제작사들이 드라마를 띄우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몇 년간 거의 열리지 않던 현장 공개는 물론 스페셜 방송 긴급 편성,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까지 팔을 걷었다.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두 자릿수 시청률을 낸 작품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 ‘하이에나’ 정도다. 최근에는 1~2% 시청률로 종영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꼰대인턴’은 올해 MBC 수목드라마 중 가장 높은 첫 회 시청률(6.5%)이 나오자 분위기 상승을 위해 행사와 특별 편성을 마련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비교적 높은 화제성을 이어 가고, 초반 드라마 띄우기에도 도움이 되고자 오랜만에 현장 공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MBC도 지난달 14일 스페셜 ‘꼰대들의 전쟁-라떼는 말이야’에 이어 2일에는 4회차 몰아보기를 편성했다.
지상파 최초 0%대 시청률 드라마 ‘어서와’로 굴욕을 겪은 KBS는 신하균 주연의 ‘영혼수선공’ 홍보를 위해 유명 의사 유튜버와 뭉쳤다. 구독자 60만명의 ‘닥터프렌즈’에 배우들이 출연해 의학 상식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드라마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이런 심폐소생에도 시청률 반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상파가 케이블 채널보다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던 환경은 뒤집어진 지 오래다. 화제를 모을 결정적 한방이 부족한 ‘영혼수선공’은 2~3%대에 머물고 있고 ‘더 킹’은 지난달 29일 급작스러운 결방 등으로 뒷심 발휘에 역부족이다. 시청률 30%에 육박한 JTBC ‘부부의 세계’, 주 1회 방송에도 10%대가 나온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대조적이다.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늘어나고 시청 패턴이 다양해져도, 콘텐츠 자체가 좋으면 여러 플랫폼에서 어떻게든 소비가 된다”면서 “트렌드 변화와 시청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지상파들의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