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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개국 정상 ‘지우학’ 돌풍 이유

속도감·액션 결합시킨 학원물
사회문제에도 날카로운 시각
절망 속에서도 인간적 믿음 강조
강한 폭력·선정적 장면 논란도
전 세계에서 ‘K좀비’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작품은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 비극과 휴머니즘 등 K좀비물의 공식을 학원물에 녹여 인기를 끌고 있다.<br>넷플릭스 제공
전 세계에서 ‘K좀비’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작품은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 비극과 휴머니즘 등 K좀비물의 공식을 학원물에 녹여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사진·이하 지우학)이 전 세계 54개국 정상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우학’은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라 나흘 연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53일간 1위)과 ‘지옥’(11일간 1위)에 이어 넷플릭스 정상에 오른 세 번째 한국 드라마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은 ‘K좀비물’의 계보를 잇는다. K좀비물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2019~2020),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이상 2020) 등을 거치며 진화해 왔다.

K좀비물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비극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사투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부산행’의 KTX 객실이나 ‘#살아있다’의 아파트, ‘킹덤’의 조선시대 궁궐, ‘지우학’의 교내 여러 공간 등 제한적이고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좀비 이야기는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 상황은 좀비 바이러스 감염 공포와 그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빠른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은 K좀비물의 또 다른 특징이다.
전 세계에서 ‘K좀비’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작품은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 비극과 휴머니즘 등 K좀비물의 공식을 학원물에 녹여 인기를 끌고 있다.<br>넷플릭스 제공
전 세계에서 ‘K좀비’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 작품은 속도감과 화려한 액션, 비극과 휴머니즘 등 K좀비물의 공식을 학원물에 녹여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지우학’은 이 같은 인기 공식 위에 학원물을 결합해 신선함을 줬다. ‘한국형 좀비 그래픽 노블’이라고 극찬받은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드라마 ‘다모’의 이재규 감독, 영화 ‘7급 공무원’과 드라마 ‘추노’의 천성일 작가 등 베테랑들이 뭉쳐 스릴감 넘치는 K좀비물을 완성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국이 좀비 이야기를 전하는 데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우학’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다루면서도 우정과 인간에 대한 믿음 등을 강조한다. 극한 상황에서 서로 의심하고 반목하는 학생들을 담임 교사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면 사는 게 아무것도 아닌 게 돼”, “우리 서로 믿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자”며 다독인다.

학교 폭력과 성 범죄, 계층 문제, 기성세대의 무관심 등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놓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인간답다’, ‘어른답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가슴 먹먹하게 생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반면 학원물임에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만큼 수위가 높은 폭력적인 장면과 극 초반의 선정적인 장면은 도마에 올랐다.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가 지루하다는 평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우학’은 생생한 좀비 연기와 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액션으로 역동성과 몰입도를 높이는 K좀비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며 “해외에서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을 떠올리는 등 좀비 장르에 당면한 사회문제를 잘 녹인 게 인기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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